[국제] 청바지 논란에 트럼프 지원사격…"워크 광고는 회사 망가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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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할리우드 배우 시드니 스위니가 출연한 아메리칸 이글의 청바지 광고 논란에 불을 지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촉발된 인종주의 논쟁은 정치 논쟁으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공화당원인 시드니 스위니가 세상에서 가장 '핫'한 광고를 냈다. 아메리칸 이글 청바지 광고인데, 청바지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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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아메리칸 이글 매장 앞에 할리우드 배우 시드니 스위니가 출연한 광고가 전시돼 있다. AP=연합뉴스

앞서 미 의류업체 아메리칸 이글은 지난달 23일 공개한 청바지 광고에서 청바지(jeans)와 유전자(genes)라는 언어유희를 사용해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 “스위니는 좋은 청바지를 가졌다”는 광고 문구가 우생학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나왔다.

보수 진영에선 이번 광고를 계기로 ‘워크(woke·깨어있는)’에 대한 반발이 폭발했다. 진보적 문화 의제를 의미하는 워크는 최근 보수층을 중심으로 진보 진영을 조롱하는 용어가 됐다. 스위니가 지난해 공화당원으로 등록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스위니 두둔한 트럼프 “워크 광고는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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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SNS)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아메리칸 이글의 청바지 모델로 합성한 인공지능(AI) 제작 이미지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 트루스소셜 캡처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선 이번 논란을 민주당을 공격할 소재로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도 스위니를 두둔한 한편 다양성을 소재로 한 다른 광고들을 “실패작”이라고 폄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콕 집어 언급한 영국 자동차 기업 재규어 광고에는 자동차 대신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여러 인종의 모델이 등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규어는 멍청하고 심각한 워크스러운 광고를 냈다. 최고경영자(CEO)는 불명예스럽게 사임했고 회사는 완전히 혼란에 빠졌다”며 “누가 그 광고를 보고 재규어를 사고 싶을까?”라고 했다.

또 그는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에게 맥주를 협찬했던 버드라이트에 대해 “워크 캠페인으로 회사를 사실상 망가뜨린 것”이라며 “시가총액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폭락해 수십억 달러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원인 스위니와 민주당 지지자인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교하기도 했다. 자신이 스위프트를 참을 수 없다고 하자 스위프트가 슈퍼볼에서 야유를 받고 더이상 핫하지 않게 됐다면서다.

SNS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청바지 모델로 보이게 한 인공지능(AI) 제작 이미지 등이 밈으로 확산하고 있다. 백일 모델이 ‘유전’을 언급하는 또다른 광고도 등장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커피 체인점 던킨의 새 광고에선 남성 모델이 “태닝은 유전”이라고 말한다. CNN은 미국은 이런 일을 또 겪고 있다”며 “이 광고를 아메리칸 이글 광고와 연관 짓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매출 부진을 겪던 아메리칸 이글은 이번 논란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글이 올라온 후 이날 뉴욕증시에서 아메리칸 이글 주가는 장중 20% 넘게 올랐다. 아메리칸 이글은 문제가 된 광고에 대해 “좋은 청바지는 모두를 위한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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