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돈내면 관세 낮춘 트럼프에 NYT, 한국 사례 들며 “글로벌 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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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again, MAGA)'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경제력을 기반으로 다른 나라가 관세를 낮추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유도하는 ‘거래의 기술’(Art of the Deal) 접근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87년 언론인 토니 슈와츠와 『트럼프: 거래의 기술』 (trump: The Art of the Deals)이라는 책을 출간한 바 있다. 회고록이자 비즈니스 조언 서적으로 당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13주 동안 올랐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의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교역 상대국에 대미 투자 약속의 형태로 돈을 내거나 천문학적인 관세를 맞으라고 사실상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한국, 일본, 유럽연합(EU)과의 협상을 사례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SNS에 한국 정부 협상단과의 면담을 예고하며 “한국은 지금 당장 관세가 25%이지만 관세를 돈 주고 낮추겠다는 제안을 가지고 있다. 난 그 제안이 무엇인지 듣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 면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15%로 낮췄다.

그 대가로 한국은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고 1000억달러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일본도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했으며, EU도 유럽 기업들이 최소 6000억달러를 투자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교역 파트너와 협상하는지 ‘교역 인질’(trade hostages)과 협상하는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라고 NYT는 전했다.

우익 성향 카토연구소의 스콧 린시컴 부소장은 “이건 의심할 여지 없이 일종의 글로벌 강탈(shakedown)”이라면서 “트럼프가 그럴 의향이 없는 국가들에 이런 조건을 사실상 강제하기 위해 관세 정책을 활용한다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인 대니얼 에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개발업자와 사업가 시절에 답습한 협상 전략을 무역 협상에 활용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 시절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낮은 가격으로 입찰하고, 현혹적인 구매 권유와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해 상대의 약점을 활용하는 능력으로 협상 상대를 흔들었다.

다만 에임스 교수는 일본, 한국, EU 같은 국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허영심을 자극해 결국에는 허황된 투자 약속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에임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재능 있는 스토리텔러다. 그의 상대가 이를 인식한다면, 그에 걸맞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르시시스트와 협상할 때는 그들이 자기가 이겼다고 생각하게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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