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만한 직장 없다"…12년차 택배기사 월급 깜짝, 얼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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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9일 서울 시내 한 택배물류센터에서 노동자가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12년 차 택배기사가 자신의 급여명세서를 공개했다. 각종 비용을 제외하면 한 달 실수령액은 1000만원에 달했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A 씨는 자신을 CJ대한통운 소속 12년차 택배기사라고 밝히며 “현직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실수령액 인증 합니다”는 제목의 글과 급여명세서 3장을 공개했다.

A씨는 지입차주로 운수회사 명의로 등록된 개인 소유 차량을 운행하는 형태로 일하고 있는데, 공개된 명세서에 따르면 그는 최근 3개월 동안 총 2700여만 원을 벌었다.

A씨가 공개한 명세서에 따르면 집화로 200만~270만원, 배달로 600만~800만원가량을 벌었다. 회사 공제액과 유류비 등 약 30만원을 제외한 실수령액은 각 866만원, 896만원, 1006만원이었다.

다만, 그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4시까지 근무하며 주 6일 총 주 62시간 정도 일하고 있다. A씨는 “배달 퇴근은 저녁 6시쯤 하지만, 거래처 집화와 상차까지 하면 집에 도착하는 건 밤 8시쯤”이라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대체 인력이 배송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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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공개한 급여명세서. 월 실수령액 866만~1006만원 기록.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는 “사업 실패로 택배업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운 좋게 지입차주(운수회사 명의로 등록된 개인 소유 차량의 차주)가 됐다”며 “배달 구역은 10년 넘다 보니 거의 대단지 아파트 위주고, 집화 거래처도 나름 커다란 거래처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엔 월 300만원 수준이었으나 지입차량을 매입한 뒤 수익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A씨는 “최근 노동조합도 생기고 점점 처우도 좋아지고 분류 도우미, 자동 분류기계도 생겨 정말 편하게 일하고 있다. 부족함 없이 먹고 싶은 거 먹고, 아이들 하고 싶은 거 시켜주면서 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고정 지출은 기름값, 점심값, 연 2회 부가세 정도다. 유류비도 월 25만원 수준”이라며 “저희는 정년이 없다. 몸을 쓰는 직업이라 오래 하긴 어렵다. 내가 땀 흘린 만큼 정직하게 버는 돈, 이만한 직장 없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A씨의 사례는 업계 평균과는 차이가 있다. 경력과 지입차주라는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업계 종사자들의 지적이다.

지난달 11일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CJ대한통운·로젠택배·롯데택배·한진택배·컬리넥스트마일(컬리)·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쿠팡CLS) 등 국내 주요 6개 택배사 소속 기사 1203명에 대해 ‘업무 여건 및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택배기사들의 월평균 총수입은 516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는 컬리 578만2000원, 쿠팡CLS 569만5000원, 롯데 498만5000원, 로젠 494만6000원, CJ대한통운 493만5000원, 한진 471만4000원 순이다.

소득 수준에 대한 만족도는 최소 32.5%~최대 50.5% 수준에 그쳤으며, 대부분 택배사가 주 6일 이상 근무 비율이 95% 이상으로 대부분 택배사가 주 6일 근무를 실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택배업계는 기사들의 피로도 완화를 위해 오는 광복절 연휴에도 ‘택배 없는 날’을 운영할 예정이다. CJ대한통운과 한진은 14~15일, 롯데와 로젠은 15~16일 배송을 중단한다. ‘택배 없는 날’은 2020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도입된 이후 매년 명절·광복절 등 특정 기간에 자율적으로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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