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건희 특검 출석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 끼쳐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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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특검팀 수사 개시 35일 만이다. 김 여사는 “국민 여러분께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한 뒤 특검팀 사무실로 들어갔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첫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계단 오를 때 휘청거리기도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변호사들과 함께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를 나선 김 여사는 오전 10시 10분쯤 특검 청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치마 정장을 입고 검은 단화를 신은 김 여사는 화장기 없는 얼굴로 한손에 가방을 든 채 천천히 경호처 차량에서 내렸다. 최지우 변호사와 경호처 직원들이 뒤를 따랐다. 김 여사는 차에서 내린 뒤 계단을 올라갈 때 약간 휘청거리기도 했다.
6일 오전 김건희 여사가 서울 광화문 KT웨스트빌딩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기자협회
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걸어 청사 안으로 들어간 김 여사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 뒤 건물 2층에 취재진이 별도로 설치한 포토라인에 섰다. 김 여사는 “국민 여러분께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정말로 죄송하다”며 “조사 잘 받고 오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국민에게 할 말씀 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는 “죄송합니다”라고만 답했다.
이밖에 ‘명품 목걸이와 명품백은 왜 받았나’ ‘해외 순방에 가짜 목걸이 차고 가신 이유가 있나’‘도이치 주가조작을 미리 알고 있었나’ ‘명태균 씨와 왜 만나고 통화했나’ ‘BP패밀리를 들어보신 적 있나’ 등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12층 조사실로 올라갔다. 이날 조사에 최 변호사와 함께 입회하는 채명성·유정화 변호사는 김 여사보다 약 1분 앞서 먼저 특검팀 사무실로 올라갔다.
김 여사가 모습을 드러낸 건 21대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 6월 3일 윤 전 대통령과 함께 투표소를 방문한 뒤 2개월 만이다. 이밖에 지난 6월 16일 우울증 등 지병을 이유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뒤 27일 윤 전 대통령이 미는 휠체어를 타고 퇴원하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바 있다.
영부인 첫 수사기관 공개출석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빌딩 2층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전부터 각종 의혹에 휩싸였던 김 여사가 수사기관에 직접 출석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해 7월 2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및 디올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약 12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조사가 ‘제3의 장소’에서 이뤄져 특혜 논란이 일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서울 종로구 창성동 소재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김 여사를 조사했다. 조사 사실은 조사가 이뤄진 다음 날 알려졌다.
전·현직 대통령 배우자가 포토라인에 서는 것 역시 김 여사가 처음이다. 앞서 2004년 전두환 전 대통령 배우자 이순자 여사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배우자 권양숙 여사가 참고인 조사를 받았지만 조사 사실은 귀가 후에 알려졌다. 이 여사는 전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권 여사는 ‘박연차 게이트’에 대해 사저와 가까운 부산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과 관련해 서면 조사를 받았다.
100쪽 분량 질문지 사전 준비…시위대 얽혀

6일 김건희 여사 특검 조사 그래픽 이미지.
이날 김건희 특검팀은 티타임 등 별도의 예우 없이 곧바로 조사를 시작했다. 특검팀은 “김건희씨가 대기실에 머무르다 오전 10시 22분 조사실에 들어와 10시 23분 조사를 시작했다”고 공지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주요 혐의와 관련해 압축적으로 약 1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사전에 준비했다고 한다. 조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혐의부터 시작해서 명태균 의혹, 건진법사를 통한 청탁 의혹 순서로 진행될 전망이다.

6일 오전 김건희 여사가 특검에 출석한 뒤 유튜버들이 특검 청사 방향 도로로 난입하고 있다. 이찬규 기자
이날 특검 청사 앞에서는 윤 전 대통령 지지·반대 유튜버가 엉키며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김건희 일가 처단하라”“인권탄압 수사 중단하라” 등 각자 구호를 외치다 욕설을 주고받으며 날을 세웠다. 앰프 차량을 가져와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외치거나 ‘윤 어게인’이 쓰인 수건을 든 채 대로를 걷는 1인 시위자들도 있었다.
오전 7시부터 모여든 유튜버와 시위대는 오전 9시 3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약 100여 명까지로 늘어났다. 김 여사 출석이 임박하자 청사 곳곳에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배치됐다. 경찰도 인근에 4개 기동대를 배치하고 건물 인근에 폴리스라인을 세워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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