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검찰청에서 부산지검과 부산세관이 부산신항에 입항한 중남미발 화물선 A호(9만t급)에서 압수한 코카인 600㎏을 공개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 5월 부산 신항에 입항한 외국 선박에서 국내 두 번째로 많은 600㎏의 코카인이 밀반입돼 수사당국이 압수했다.

부산지검과 부산세관은 지난 5월 10일 에콰도르발 9만5390t급 컨테이너선 A호에 적재됐던 빈 컨테이너 내부에서 코카인 600㎏을 적발해 전량 압수했다고 6일 밝혔다.

코카인 600㎏ 적발은 부산항의 역대 최대규모 마약류 적발 사례다. 약 2000만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양(1회 투약분 0.03g 기준)으로 소매가로 환산하면 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4월 강릉 옥계항에서 적발된 코카인 1700㎏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많은 양이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에콰도르에서 출발한 선박이 일본과 한국을 거쳐 중국으로 복귀할 계획이었다”며 “제3국에서 하역할 예정이던 코카인이 불상의 이유로 회수하지 못한 채 부산신항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압수된 코카인은 관련 절차에 따라 폐기될 예정이다.

이번 단속은 미국 마약단속국에서 지난 5월 9일 해당 선박에 코카인이 선적돼 있다는 사실을 알려와 부산세관이 수색해 적발했다. 이후 검찰은 국내 관련성 등을 수사했다. 선장과 선원 27명 전원을 소환 조사했지만, 특이점은 없었다. 또 컨테이너선의 구조적 특성상 선장이나 선원이 컨테이너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검찰은 코카인 포장 비닐, 컨테이너 내부 등에서 지문 137점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국내에 지문 정보가 일치하는 사람도 없었다. 검찰은 국내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결론짓고 수사를 종결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코카인은 한국에서 소비되지 않는 마약류여서 한국이 최종 목적지는 아니었다”며 “이번에 적발된 코카인이 한국에 유통될 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중남미발 무역선을 통해 밀수입된 코카인이 지속해서 적발되는 만큼 국내·외 마약 단속 기관과 공조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