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혼밥 면박 이어 걸레 수건…세계 첫 섬박람회 앞둔 여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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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 유튜버가 지난달 3일 전남 여수시 한 유명식당을 찾은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유난히 오늘' 유튜브 캡처

연간 13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전남 여수시가 ‘혼밥 면박 식당’ 비난에 이어 ‘호텔 걸레’ 논란까지 불거져 비상이 걸렸다. 여수시는 내년 9월 세계섬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숙박·식당업계에 대한 강도 높은 서비스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여수시는 6일 “최근 ‘호텔 걸레’ 논란이 제기된 여수 A호텔 등에 대해 이날 전남도와 합동 단속을 벌였다”고 밝혔다. A호텔은 지난달 28일 한 투숙객에게 수건 대신 걸레를 제공한 사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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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 한 호텔에서 손님에게 수건 대신 걸레를 제공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SNS 캡쳐

투숙객 B씨는 SNS를 통해 “호텔 수건을 사용한 후 적힌 글자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걸레’라고 쓰여 있었다”며 “수건으로 다 닦은 후였다. 엄마로서 그 순간 정말 최악이었다”고 썼다.

B씨는 이어 “무슨 걸레였을까요? 어디를 닦았던 걸까요? 집에서도 단 한 번도 걸레로 우리 아이를 닦아본 적 없는데”라며 “상식적인 조치를 기다렸는데 수건 교체, 그것조차 없었다”고 했다. A호텔은 여수의 유명숙박업소로 B씨가 머문 객실은 1박 요금이 40만원에 달한다.

걸레 논란이 불거지자 여수시는 비상이 걸렸다. 여수에서는 최근 유명 연예인이 다녀간 ‘맛집’ 식당에서 한 여행 유튜버가 콘텐트 촬영과 함께 홀로 식사를 하는 동안 “빨리 먹으라”고 재촉하며 홀대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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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 유튜버가 지난달 3일 전남 여수시 한 유명식당을 찾은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유난히 오늘' 유튜브 캡처

당시 유튜버 C씨는 ‘혼자 2인분 시켰는데 20분 만에 눈치 주는 식당’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식당 주인의 불친절한 언행을 지적했다. 불친절 논란이 커지자 여수시는 사과문을 내고 음식·숙박업 친절교육 강화 등을 약속했지만 또다시 호텔 위생 논란에 휩싸였다.

혼밥 면박 식당 논란 후 이석주 여수시의원은 본회의에서 “불친절 식당은 여수 관광과 행정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경고”라며 “무엇보다 뼈아픈 것은 많은 시민이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인 점”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누리꾼들도 여수 지역 숙박업소와 식당의 잇따른 이미지 훼손 사례를 놓고 “또 여수?”, “여수시장님, 이번엔 숙소입니다”, “A호텔 서비스는 최악”, “여수는 거른다”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걸레 논란’이 불거지자 A호텔 측은 SNS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고 “전 직원 대상 응대교육 강화와 객실 점검 프로세스 및 체크리스트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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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게 걸레 제공한 여수의 한 호텔의 서비스 개선 사과문. 뉴시스

A호텔의 사과 후에도 여수시 안팎에선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르면서 관광도시로서의 이미지 추락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내년 9월 세계 최초로 열리는 섬박람회를 앞두고 국내·외 관광객 유치 특수를 기대해온 지역 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세계섬박람회는 올해 상반기까지 필리핀, 그리스, 프랑스 등 9개국의 참가가 확정됐으며, 미국, 태국 등 21개국과 참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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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청 전경. 뉴스1

여수시는 “위생 문제는 물론이고, 가격과 손님 응대 등 분야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2여수세계박람회 전후 불거진 바가지·불친절 논란이 섬박람회를 앞두고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지역 업계의 우려를 줄이기 위한 조처다.

여수시는 이날 A호텔에 대한 합동 단속을 통해 객실 수건에 걸레가 들어가게된 경위와 서비스 개선 대책 등을 파악해 행정 조치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A호텔에 대한 현장 단속을 시작으로 업소들의 요금과 친절 여부 등을 4단계로 평가해 점검횟수를 늘리거나 영업정지 등의 강력한 행정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관내 숙박업소에 대해선 요금표 부착을 의무화하고, 하반기에는 ‘혼밥 가능 식당’도 지정하는 등 관광 서비스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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