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미수출, 韓 -4.4% 日 +2.3%…관세 쇼크, 중국 다음 한국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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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수십 개 국가들을 상대로 적용할 상호관세율을 수정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변경된 상호관세율은 8월 7일 발효된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관세율은 15%로,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를 유지하기로 했다. 사진은 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2025.8.1/뉴스1

올해 상반기 한국의 대미국 수출액은 1년 전보다 4조원가량 줄었는데 일본은 오히려 2조원 넘게 늘었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주요국 가운데 한국보다 수출액이 많이 줄어든 나라는 중국뿐이었다. 한국은 일본ㆍ유럽연합(EU)ㆍ대만보다 ‘관세 충격’을 크게 맞았다.

6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상반기)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상품 액수(한국 입장에서는 수출액)는 645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75억 달러보다 4.4%(30억 달러ㆍ약 4조1500억원) 감소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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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미국의 대한국 상품수지(수출액-수입액) 역시 지난해 상반기 341억 달러 적자에서 올해 311억 달러 적자로 30억 달러 줄었다. 그만큼 한국이 미국과의 상품 교역에서 흑자를 덜 봤다는 의미다.

올 상반기 기준 미국이 상품 수입액과 상품수지 적자를 모두 줄인 국가는 주요국 가운데 중국과 한국, 캐나다 정도에 그쳤다. 미국은 중국과 치열하게 ‘관세 전쟁’을 벌이면서 1년 만에 대중 상품 수입액을 309억 달러(1983억→1675억 달러), 상품수지 적자를 158억 달러(1273억→1115억 달러)나 줄였다.

한국은 일본ㆍEUㆍ대만 등 경쟁국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실제 미국이 일본으로부터 상품을 수입한 총액(749억 달러)은 1년 전(732억 달러)보다 2.3%(17억 달러) 오히려 늘었다.

한국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 일본의 자동차ㆍ부품ㆍ배터리ㆍ반도체ㆍ기계류ㆍ철강기업 들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그런데 관세 전쟁과 맞물려 한ㆍ일 양국의 대미 수출액 격차가 1년 새 47억 달러나 더 벌어졌다.

한국과 일본 모두 자동차ㆍ부품(각각 25%), 철강(50%) 등 품목 관세가 부과된 제품의 대미 수출액이 크게 감소했지만, 일본은 이를 제외한 반도체ㆍ기계ㆍ화학제품 등의 수출액이 일제히 늘었다. 그러나 한국은 반도체ㆍ바이오헬스 품목의 대미 수출 호조에도 자동차와 일반기계 등 부진 탓에 실적을 만회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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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전망도 밝지 않다. 한ㆍ일 양국이 부과받은 상호관세(15%)와 자동차ㆍ부품 품목 관세(15%)는 같다. 하지만 자동차ㆍ부품 관세의 경우 일본은 기존 2.5%에서 12.5%포인트가 올랐고, 한국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우위(0→15%)가 이번 관세 협상으로 사라졌다. 삼정KPMG는 최근 보고서에서 “관세율 인하에도 FTA 무관세 폐지로 가격 경쟁력 하락 우려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물론 대만ㆍEUㆍ베트남 등 다른 주요 수출국도 한국과 달리 미국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다. 미국의 대대만 상품수지 적자 폭은 지난해 298억 달러에서 올해 562억 달러로, 배 가까이 확대했다. EU에 대한 적자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371억 달러 늘었다. 미국은 베트남(248억 달러)ㆍ멕시코(138억 달러)ㆍ인도(105억 달러) 등과의 교역에서도 지난해보다 더 큰 손해(상품수지 적자)를 봤다.

같은 기간 미국의 수입(상대국의 수출) 역시 대만은 61.2% 확대했고, 베트남(42.6%), EU(18.3%) 등도 크게 늘었다.

이에 미국의 올 상반기 상품수지 적자는 1년 만에 1439억 달러(5492억→6931억 달러) 확대했다. 수출이 5.1%(528억 달러) 늘었지만, 수입(12.4%ㆍ1967억 달러)이 더 많이 증가한 영향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7일(현지시간)부터 한국ㆍ일본ㆍEU 등에게 각각 15%로 정한 상호관세 부과를 시행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ㆍ의약품 등을 대상으로 품목 관세 부과를 예고해 앞으로도 관세 정책에 따른 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박성훈 고려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관세 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자축하지만, 결국 기업들의 관세 부과 전 재고 쌓기로 수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무역적자 해소에는 실패했고, 상호관세가 예정대로 부과되면 수입액(관세 수입)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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