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굿바이, 돌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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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하는 오승환. 2020년 한·미·일 통산 400 세이브 달성 때 모습이다. [연합뉴스]

‘돌부처’ 오승환(43·삼성 라이온즈)이 결국 마운드를 떠난다. 자신의 등번호와 같은 21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고, 삼성의 영구결번으로 남게 됐다.

삼성은 6일 “오승환이 지난 주말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오승환은 “그동안 받은 응원은 은퇴 후에도 잊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승환은 2005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삼성의 1라운드 5순위 선택을 받았다. 입단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데뷔 첫해 61경기에서 10승 1패 1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18로 활약했다. 이듬해부터는 이른바 ‘오승환 전성시대’를 열었다. 2006년 47세이브를 수확해 구원왕을 차지했고, 2008년까지 이 부문 3연패를 달성했다.

삼성에서 5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NPB)로 건너가 한신 타이거즈에서 2년간 활약했다. 2016년부터는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NPB에서 80세이브, MLB에서 42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은 2020년 삼성으로 금의환향했다. 전성기를 지난 30대 후반의 나이였지만, 여전히 빠른 공을 던지며 주전 마무리를 맡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구위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올 시즌에는 11경기에서 홀드·세이브 없이 평균자책점 8.31로 부진했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고 판단한 오승환은 결국 스스로 공을 내려놓기로 했다.

오승환은 KBO 통산 737경기에서 427세이브를 수확했다. 2위(손승락, 271세이브)와 큰 차이가 나는 역대 1위 기록이다. 그의 직구는 돌 같이 위력적이라고 해서 ‘돌직구’로 불렸고, 본인은 감정 표정이 없는 부처의 얼굴을 지녔다고 해서 ‘돌부처’, 나오면 승부가 사실상 끝났다고 해서 ‘끝판대장’이란 수식어를 달고 살았다.

삼성은 오승환의 공로를 높이 사 그의 등번호(21번)를 영구결번시키기로 했다. 이만수(22번)·양준혁(10번)·이승엽(36번)에 이어 구단 역사상 네번째이자, 투수 가운데 첫번째다. 또 남은 기간 그의 은퇴투어를 진행하고, 올 시즌 말 은퇴경기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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