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7일 청구된 가운데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된다면 이는 윤 전 대통령으로서는 자업자득이라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법에도 눈물이 있다"며 "아무리 죽을죄를 지어도 부부 중 한 사람은 불구속해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021년 10월 대선후보 경선 당시 윤 후보에게 '조국 일가를 수사할 때 부부를 모두 구속한 것은 가혹하지 않으냐', '부부 중 한 사람만 구속하는 게 가족 공동체 수사의 관행이 아니냐'는 질문을 한 일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 질문 후 하태경 후보를 필두로 내가 마치 조국을 수호하는 사람인 양 몰아붙여 곤욕을 치른 일이 있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조국 선례처럼 된다면 윤 전 대통령으로서는 자업자득이니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대선에서 지면 윤 전 대통령 부부 모두 감옥에 가니 한덕수 내세워 장난치지 말라고 경고까지 했었는데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의 이같은 발언은 김건희 특검팀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전날 나왔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에 대한 첫 소환조사를 한 지 하루 만인 이날 "구속영장 청구 요건에 대략 다 해당한다"며 김 여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전격 청구했다.

특검팀은 전날 김 여사를 소환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 및 뇌물수수), 건진법사 청탁 의혹(알선수재) 등을 캐물었다. 김 여사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도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다음 주 초에 이뤄질 전망이다. 법원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