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손흥민 '우산 비매너' 논란, NYT도 주목…&#034…

본문

17546447122049.jpg

손흥민이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토트넘과 뉴캐슬의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하고 있다. 토트넘의 벤 데이비스 선수도 같은 여성 리포터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 선수의 우산 매너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한국의 젠더 갈등(성별 갈등)을 집중 조명했다. NYT는 7일(현지시간) ‘이 축구 스타는 여성 인터뷰 진행자의 우산을 들어줘야 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손흥민의 인터뷰 장면이 한국 온라인상에서 거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이번 논란은 손흥민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토트넘 홋스퍼 은퇴 경기를 마친 이틀 뒤인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이해하면 한국 여자로서 현타 온다는 사진’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되자 하루 만에 조회 수 12만을 넘겼고 댓글도 1800개가 넘게 달렸다.

글쓴이는 제목 이외 설명 없이 토트넘과 뉴캐슬의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과 데이비스의 인터뷰 장면을 캡처해 올렸다. 두 선수 모두 1 대 1로 경기를 마친 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여성 리포터와 인터뷰하는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왼손에 마이크를 들고 오른손은 뒷짐을 진 채 카메라를 향해 말하고 있었다. 여성 리포터는 오른손에 우산을 들고 왼손엔 마이크를 들었다.

반면 데이비스는 오른손에는 마이크를, 왼손으론 우산을 들고 여성 리포터를 씌워주고 있었다. 데이비스가 우산을 들어준 덕분에 여성 리포터는 양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당시 손흥민은 양손에 마이크 장비를 들고 있어 우산을 들기 어려웠던 것으로 밝혀졌으나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NYT는 논란의 전개 과정과 함께 “한국 남성의 여성 대우 현실을 보여준다”, “서양 남성은 여성에 대한 배려가 본능적”이라는 커뮤니티 댓글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논란은 한국 사회의 깊어진 젊은 세대 간 성별 갈등을 드러냈다고 NYT는 분석했다.

특히 20~30대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정치적 성향, 연애·결혼 인식에서 극명히 갈린다는 점이 대선 출구조사에서도 명확히 드러났다고 짚었다. 또한 극단적 반(反)페미니즘과 급진적 페미니즘, ‘연애·결혼·출산·성관계 거부(4B 운동)’ 등이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젊은 남녀 간의 이데올로기적 격차가 확대되는 현상은 세계적 추세지만, 한국에서는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의 극히 낮은 출산율을 부분적으로 젠더 갈등에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여성이 남성에 복종해야 한다’는 뿌리깊은 유교 사상이 이런 갈등의 일부 원인이 되고 있으며, 갈수록 여성의 취업 기회가 확대되고 ‘미투 운동’ 등으로 페미니즘 가치가 주목받으면서 이런 믿음이 도전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손흥민이 평소 예의 바르고 배려 깊은 이미지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하며 이번 논란이 ‘유명세의 일부’일 수 있으나 사소한 행동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전문가 견해도 전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4,764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