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화산재가 만든 '8500만년 절경'…세계지질공원 수성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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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무등산국립공원 입석대에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재인증 현장 실사가 열린 가운데 실사단이 지질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중생대 백악기 때 형성된 세계적 규모의 주상절리대(柱狀節理帶)가 상징인 무등산권이 7년 전 첫 선정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수성에 나섰다.

8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무등산권의 세계지질공원 재인증을 위한 심사가 지난달 유네스코 현장 실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유네스코 실사는 무등산권이 2018년 세계지질공원 첫 인증을 받은 후 2023년 재인증을 거쳐 두 번째 재인증을 받는 절차다. 세계지질공원은 4년에 한 차례씩 심사를 받아 재인증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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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 중 한 곳인 전남 화순군의 적벽. 중앙포토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은 광주시와 전남 담양군, 화순군 일부를 포함한 1051.3㎢에 걸쳐 형성돼 있다. 공원 내에 천왕봉·지왕봉·인왕봉 등 무등산 정상 3봉과 서석대, 입석대, 화순 공룡화석지, 적벽 등 20여곳의 지질명소가 있다.

무등산권이 세계 137번째이자 국내 3번째로 세계지질공원에 이름을 올린 것은 지질학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공인받았음을 의미한다.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생태학적·고고학적·문화적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2012년 12월 국내 21번째로 국립공원이 된 무등산에는 ‘주상절리대’라는 독특한 지형이 있다. 기둥 모양의 거대한 다각형의 수직 돌기둥이 산 정상부를 병풍처럼 둘러싸 장관을 이룬다. 이중 서석대와 입석대는 학술·경관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5년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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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무등산국립공원 내 주상절리대인 입석대 전경.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돌기둥이 무리를 이룬 이곳은 2018년 4월 유네스코의 세계지질공원에 지정됐다. 뉴시스

무등산 주상절리는 공룡이 살던 백악기 후기인 8600만~8400만 년 전 화산활동 때 생긴 지형이다.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창열·허민 교수팀은 해당 지형이 화산재가 굳어 생긴 응회암이 냉각·수축하면서 주상전리가 된 사실을 2015년 9월 최초로 규명했다.

당시 연구팀은 방사성 동위원소의 연대측정 등을 통해 무등산 주상절리가 백악기에 최소 3차례 이상 분출된 사실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무등산 생성 시기를 정상부(천왕봉·지왕봉), 중고도부(입석대·서석대·광석대), 저고도부(신선대) 등 해발고도에 따라 3개로 구분해 ‘무등산 응회암’이란 명칭으로 국제적 공인을 받아냈다. 당시 연구 결과는 지구과학 분야 권위지인 ‘지구, 행성과 우주(Earth, Planets and Spa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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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 중 한 곳인 광석대 주상절리대. 사진 광주시

연구 결과 무등산 주상절리대는 해발고도 700m 이상 고지대에 광범위하게 분포된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광석대의 경우 절리면의 높이가 30~40m, 최대 너비 7m 이상의 세계적인 규모의 주상절리대로 평가받았다. 해발고도에 따라 서로 다른 시기에 형성된 주상절리대 역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지질구조라는 게 전남대 연구팀의 설명이다.

유네스코 실사단도 주상절리대가 위치한 무등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세계지질공원 재인증 평가를 진행했다. 화순군 내 지질명소인 운주사, 서유리공룡화석지와 담양 죽녹원 등도 실사 과정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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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광주광역시 무등산을 찾은 유네스코 실사단이 주상절리대가 위치한 무등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세계지질공원 재인증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광주시

재인증 심사는 세계지질공원 평가 지침에 따라 ^지질명소 보존 노력 ^지질공원 관리구조 ^지질공원 교육·관광프로그램 ^주민과의 협력사업 등에 대해 평가한다. 심사 결과는 오는 12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 심의를 거쳐 내년 4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발표한다.

정현윤 광주시 기후환경국장은 “세계지질공원의 두 번째 재인증을 위해서는 권고사항 이행과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해 ‘그린카드’ 판정을 받아야 한다”며 “무등산권이 유네스코 평가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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