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브랜드들이 개인 1:1 맞춤형 케어를 할 수 있는 ‘퍼스널 뷰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제품 테스트를 넘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개인형 서비스로 소비자의 피부 상태에 맞는 제품을 추천하고 맞춤형 관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AI와 결합한 K뷰티가 코스메슈티컬(의약품 기능을 결합한 기능성 화장품) 판매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일 서울 강남구에 문을 연 ‘올리브영 센트럴 강남 타운’은 개장 보름 만에 체험형 뷰티 서비스 이용자가 1만명을 돌파했다. 올리브영N 성수 매장에 방문한 직장인 정윤선(30)씨는 “무료로 피부 전문 상담을 받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제품 추천이 이뤄져 좋다”며 “가격 면에서 피부관리 전문점을 다니는 것보다 만족스러운 편”이라고 말했다.

8일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전국 49곳의 매장에서 체험형 뷰티기기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미리 서비스를 예약하면 무료로 피부·두피 상태를 진단받고 그에 맞는 관리법을 추천받을 수 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전문 케어를 받은 고객은 나만의 피부 관리 루틴을 설계하고 본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다”며 “서비스를 경험하며 매장 체류 시간이 길어진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도 AI 기술을 적용한 체험형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고객의 피부 톤과 상태를 분석한 후 파운데이션, 쿠션 등 화장품을 만들어주는 서울 성동구 ‘아모레 성수’ 매장이 대표적이다. AI가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 조제 관리사의 상담을 받은 후 맞춤 제형으로 제작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피부 분석 데이터를 입력하면 파운데이션 제조 로봇이 고객의 눈앞에서 직접 제품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이곳에서 2023년 4월부터 시작한 맞춤형 파운데이션 서비스 이용 고객은 최근 누적 1만명을 넘겼다. 1인당 체험 가격은 7만원, 2주 선예약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예약률 100%를 이어갈 만큼 인기다. 특히 외국인 방문객들의 호응이 좋다. 최근 1년간 아모레 성수의 체험 서비스 이용자 중 외국인 비중은 86%에 달한다. 올리브영N 성수 매장 방문객도 62%가 외국인이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경험한 소비자들 절반 가량은 실제 추천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체험형 뷰티 기기가 도입된 매장에서는 서비스 후 고객 요청에 따라 피부 타입에 맞는 상품을 직원이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올리브영N 성수 매장’에서 두피·피부진단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중 절반(48%)은 서비스 중 추천 받은 상품을 구매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올리브영N성수 매장의 제품 진열대. 뷰티 서비스를 체험한 고객들은 이곳에서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는 기초 피부관리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노유림 기자

뷰티업계에선 기술을 바탕으로 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산업의 신성장 동력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신기술을 적용한 체험형 매장에선 고객의 니즈를 분석해 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며 “AI를 활용한 맞춤형 화장품 제작 모듈을 표준화해 향후 전사 브랜드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지난해 글로벌 뷰티 브랜드 ‘로레알’은 AI 기반 뷰티 사업으로 매출 성장 이룬 반면, 경쟁사 ‘에스티로더’는 기존 화장품 라인만 고집해 매출이 감소했다”며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소비자 개개인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여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