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세상이 미쳤다고? 나는 더 미쳤어!"...25주년에도 진화하는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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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의 새 앨범 콘셉트 사진. 2000년 만 13세로 데뷔해 지금까지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세상이 미쳤다고? 나는 더 미쳤어.”
가수 보아가 스스로를 ‘워리어’(전사)라 부르며 당당히 컴백했다. 당찬 콘셉트를 위한 노랫말이 아닌, ‘아시아의 별’이라는 수식어를 증명해온 25년의 내공이 느껴진다.
보아 정규 11집 ‘크레이지어(Crazier)’ 리뷰
25년을 요약한 ‘크레이지어’
보아는 지난 4일 오후 정규 11집 ‘크레이지어’를 발매했다. 5년 만에 내는 정규이자 데뷔 25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음반으로, 댄스부터 발라드까지 보아의 음악세계를 집약한 작품이다.
보아는 앨범 프로듀서로 나서, 젊은 스태프들과 함께 음반을 만들었다. 앞서 후배 그룹 NCT 위시의 프로듀서로서 음악적 역량을 보여준 그는 이번엔 본인에게 맞는 감정과 서사에 충실해 노래를 구성했다. SNS에는 “이번 앨범은 내가 생각해도 정말 잘 만들어졌다. 젠지(Gen Z) 스태프가 25년차 가수를 괴롭히니 엄청난 시너지가 났다. 그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따라갈 수가 없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크레이지어'는 보아 25주년 기념 음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로 구성됐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크레이지어’는 중독성 있는 기타 리프와 청량한 분위기가 어우러진 팝 펑크 장르다. 작사·작곡에 참여한 보아는 특유의 파워풀한 보컬로 시대를 유쾌하게 비튼 노랫말과 이러한 세상 앞에서도 당당한 태도와 자신감을 유지하겠다는 다짐을 표현했다. 탁성을 강조하면서 ‘세상이 날 다치게 한다면 다시 털고 일어나 다시 반격하겠다’는 전투적인 가사를 소화해, 대중이 기대하는 강인하고 멋진 보아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You should never come for me/ Guess you never seen/ A warrior…찍어 눌러봐도 I got taller/ It’s a crazy world/ I’ve seen it all…치이고 물려 뜯겨도/ 회복이 빨라’(나한텐 덤비지 않는 게 좋아/ 너 아직 진짜 전사는 본 적 없겠네…난 눌리지 않아 오히려 성장하지/ 정말 미친 세상이야/ 난 이미 다 겪어봤어)

타이틀곡 '크레이지어' 뮤직비디오 장면. 사진 SM엔터테인먼트
뮤직비디오엔 공사장 크레인에 올라탄 보아의 모습이 담겼다. 하늘 높이 올라갔다가 추락하면서도 그 과정을 웃으며 즐기는 얼굴로 높은 자존감을 드러냈다.
익숙함을 넘어선 진화
‘크레이지어’가 전사의 느낌을 강조한 점은 보아의 히트곡 ‘걸스 온 탑’(2005)과도 닮았다. ‘걸스 온 탑’이 여성들과 연대해 당당함으로 계속 나아가겠다는 메시지였다면, ‘크레이지어’는 세상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나만의 당당함을 잃지 않겠다는 자기 선언에 가깝다. 25주년에도 계속해서 무대를 장악해 나가겠다는 보아의 의지도 느껴진다.
브라질리언 펑크 기반의 댄스곡 ‘힛 유 업’은 보아의 미국 데뷔곡 ‘잇 유 업’(2008)을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다. 두 곡 모두 춤을 부르는 신나는 비트라는 공통점이 있다.

보아는 2015년 여자 아이돌 최초로 한국저작권협회 정회원이 됐다. '온리 유' '키스 마이 립스' 등의 히트곡이 있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이외에도 앨범에 담긴 수록곡 9곡은 요즘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보아가 소화할 수 있는 영역을 아우르는 느낌의 다양한 장르로 구성했다. 스윙 리듬의 팝 ‘힐링 제너레이션’, 팝 댄스 ‘돈트 마인드 미’, 팝 발라드 ‘러브 라이크 디스’, 어반 힙합 ‘잇 테이크스 투’, 알앤비 ‘하우 쿠드’ 등을 총망라했다. 그러면서도 청취자들의 귀를 사로잡는 리듬감을 더해 젊은 감각을 이어갔다. 보아가 앨범 제작에 앞서 하고 싶은 장르에 대해 깊게 고민한 후 꾸린 트랙리스트다.
마지막 11번째에 수록된 발라드 ‘클락와이즈’는 25년을 응원해준 팬덤 점핑보아에 전하는 팬송으로 의미를 더했다. ’흐르는 시간’, ‘바래진 추억’, ‘쌓여가는 계절’ 등 팬과의 오랜 시간을 표현한 단어들이 눈길을 끈다. 당초 보아는 25주년을 팬과 기념하기 위해 30~31일 콘서트를 하려고 했다가, 수술 치료가 필요한 급성 골괴사 진단을 받아 취소했다.

보아는 25주년 앨범에서 다양한 콘셉트의 의상을 소화했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보아는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해 “25주년이라고 특별히 다른 느낌은 없지만, 가끔 ‘벌써 25주년이 됐어?’라고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한 다양한 모습과 음색을 들려드리고 싶어서 이것저것 다 준비해 봤다”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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