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구 아파트서 ‘방화 추정’ 화재…일가족 3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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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3시35분쯤 대구 동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 11층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일가족 3명이 숨졌다. 이날 오후 경찰이 아파트 주변을 통제하고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뉴스1]
대구 동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새벽 시간에 불이 나 일가족 3명이 숨졌다.
10일 대구경찰청과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35분쯤 대구 동구 신천동 한 17층짜리 아파트 11층에서 불이 났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가 소방차 29대와 대원 78명을 투입해 19분 만에 불을 껐다.
일가족 중 자녀인 A군(13)과 B양(11)은 안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이들의 어머니 C씨(47)는 아파트 화단에 추락한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망한 가족과 함께 사는 아버지는 화재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사망자들에게 별다른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불로 주민 3명이 연기를 흡입하는 등 부상했다. 불이 난 아파트는 1998년 사용 승인된 곳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소방법 시행령에는 지하층을 제외한 층수가 16층 이상 아파트의 16층 이상 층부터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였다.

이 화재로 베란다 유리창이 파손된 모습. [연합뉴스]
화재 현장에서는 안방과 주방·거실 2곳 등 총 4곳의 발화 지점이 확인됐고 발화 지점 주변에 양초와 성냥이 다량 놓여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찰은 이번 화재가 방화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불이 난 집 현관문에는 ‘출입금지’라고 적힌 폴리스라인이 쳐지면서 아파트 단지 전체 분위기가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바깥에서도 11층 베란다 창문이 모두 깨져 있고 주변이 시커멓게 불에 그을린 자국이 보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하는 한편 사망자를 부검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한 70대 주민은 “새벽에 잠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대피하라고 누가 문을 두드려 깜짝 놀라 몸만 빠져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불이 빨리 꺼져 다행이지 안 그러면 아파트 전체가 큰일 날 뻔했다”고 덧붙였다. 불이 난 아파트 옆 동에 거주한다는 최모(77)씨는 “불이 났을 때 자고 있어 경보음이나 대피 안내 방송을 전혀 듣지 못했다”며 “바깥에서 소방차 사이렌이 계속 울려 잠에서 깼는데 알고 보니 불이 났다고 해서 1층으로 내려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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