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건희 구속 기로…오늘 영장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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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희건설 사옥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스1]

헌정사상 첫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 여부가 12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10분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김 여사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앞서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 청탁 의혹(알선수재) 등 3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영장심사 하루 전인 11일 언론 공지를 통해 “피의자심문에 특검보는 참석하지 않고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구속영장 청구 당일인 지난 7일 사안의 중대성, 증거인멸 우려 등 구속이 필요한 사유를 담은 572쪽 분량의 구속 의견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데 이어 11일 오전 276쪽 분량의 의견서를 추가로 제출했다고 한다. 김 여사 구속 필요 사유로만 모두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냈다는 설명이다.

특검팀은 또 “서울구치소 측 요청으로 영장 발부 결정 전까지 김 여사 구금 및 유치할 장소를 서울구치소에서 서울남부구치소로 변경하는 내용의 변경신청서도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미 서울구치소에 남편인 윤 전 대통령이 구속수감 중인 상태여서 부부를 동시에 수감할 경우 수용관리상 어려움이 야기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방송인 김범수씨 증권계좌를 차명계좌로 활용한 정황이 담긴 육성 녹음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계좌에 3억 넣어, 차명으로 하는 것”…특검 ‘김건희 녹음’ 확보

김 여사가 2011년 8월 김씨 계좌로 3억원을 입금한 뒤 같은 날 미래에셋증권 직원과의 통화에서 “거기 계좌로 3억원을 넣었다. 차명으로 하는 것이니 알고 있으라”고 언급하는 내용이다. 김 여사는 뒤이어 이 계좌에서 “도이치 3000만원 사라”고 주문도 제출했다. 특검팀은 방송인 김씨 계좌에서 2011년 8~11월 사이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약 3200만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여사의 추가 혐의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냈다. 김 여사가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2022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6200만원대 반클리프 목걸이를 상납받은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50분까지 서울 서초동 서희건설 본사가 위치한 서희타워를 압수수색했다. 대상에는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실과 최모(50) 비서실장실, 재무팀·회계팀 사무실도 포함됐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뇌물공여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압수수색은 서희건설 측이 2022년 6월 29일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김 여사가 착용한 모델인 ‘스노 플레이크 펜던트’ 목걸이를 선물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진행됐다. 앞서 반클리프 앤 아펠 매장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구매자 명단에서 서희건설 최 비서실장이 포함된 것을 확인하면서다. 최 실장은 같은 해 대선 다음 날 어머니와 함께 롯데백화점 반클리프 매장을 방문해 목걸이를 고른 뒤 며칠 후 다시 방문해 목걸이를 사갔다. 당시 현금으로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을 구매한 뒤 다시 이 상품권으로 롯데상품권을 다시 사서 구입하는 복잡한 결제 방식을 썼다고 한다.

특검팀은 이봉관 회장의 맏사위인 박성근 변호사가 윤석열 정부에서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배경과 목걸이 선물이 관련됐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김 여사 반클리프 목걸이 논란은 당초 순방 2개월 뒤인 2022년 8월 말 공직자 재산 미신고 의혹으로 제기됐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신고 대상인 500만원 이상 귀금속에서 목걸이를 누락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대통령실은 “지인에게 빌려 착용한 것”이라고 해명했었다.

하지만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바꿔치기 의혹(증거인멸)이 추가됐다. 지난달 25일 김 여사 오빠 김진우(55)씨의 장모집에서 압수한 목걸이가 모조품으로 판정나면서다. 이에 김 여사가 지난 6일 “2010년께 홍콩에서 모친 선물용으로 구매했다”고 진술했는데, 특검팀은 이를 허위 진술로 의심하고 있다. 반클리프 측은 스노 플레이크 펜던트 모델을 2015년부터 출시했기 때문이다.

대선 당시 건진법사 전성배(64)씨가 서희타워 2층에 불법 대선 캠프 사무실을 운영했다는 의혹도 특검팀은 살펴보고 있다. 서희타워 앞 양재역을 본뜬 일명 ‘양재동 캠프’ 의혹이다. 전씨가 윤석열 후보 공식 대선 캠프와 별개로 비선 캠프를 운영하다가 경선 이후 선거대책위 조직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로 정식 직제화됐다. 양재동 캠프는 대선 당시 우호적인 댓글·여론전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바쉐론 콘스탄틴’ 명품시계 의혹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김 여사 오빠 장모집 압수수색 당시 시계 상자·보증서가 발견됐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윤석열 정부 경호처에 이른바 ‘로봇개’를 임차 형식으로 납품한 업체의 당시 대표 서모(65)씨를 시계 구매자로 특정하고 지난 8일 소환해 김 여사 측에 시계를 제공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서씨는 중앙일보에 “2022년 9월 김 여사 심부름으로 잠실 롯데백화점에서 ‘VIP 할인’을 받아 5000만원 상당의 시계를 3500만원에 김 여사 돈으로 구입해 직접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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