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추모공원 화장로 4기 늘렸지만…"이걸론 화장대란 못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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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이 기존 11기였던 화장로를 15기로 늘린다. [사진 서울시]

화장(火葬)시설 부족 논란이 불거졌던 서울시가 화장로를 증설했다.

서울시는 11일 “지난해 9월 착공한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화장로 증설공사를 마무리하고 18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이 이날 서울추모공원을 방문해 신규 화장로와 유족대기실, 공영장례실, 산골시설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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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초구 서울추모공원 전경. [사진 서울시]

서울추모공원 화장로 11기→15기로 늘린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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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이 하루 화장 가능 수량을 59건에서 85건으로 확대했다. [사진 서울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서울에선 화장대란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화장률이 증가하는 데 비해 시설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특히 사망자 수가 증가하는 겨울철이면 화장장 부족 사태는 더욱 심각해진다. ▶[단독] "父유골 밤새 트렁크 모실 판"…화장장 대책 "땜질식" 혹평

때문에 서울시는 서울추모공원 유휴부지를 활용해 화장로를 증설했다. 기존 11기였던 서울추모공원 화장로는 이번 증설로 15기를 갖추게 됐다. 하루 화장 가능 수요도 59건에서 85건으로 증가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서울시립승화원에서 화장할 수 있는 시설까지 더하면 서울 시민의 일평균 화장 가능 건수는 181건에서 207건으로 늘어난다.

공사 기간도 짧았다. 설계·시공 병행, 자재 조기 발주 등 패스트트랙 방식 공사를 적용하면서 1년 만에 화장로 증설을 마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2008년 서울추모공원 신규 건립 당시 서울시가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예견해 화장로 추가 가능 공간을 미리 확보해 놓은 덕분에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 공사비용도 대폭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용지매입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화장로 1기 공사에 18억원이 들었다. 통상 1기당 224억원을 투입하는 신규 화장장 건립 비용과 비교하면 예산을 12분의 1 정도만 사용한 것이다. 화장로 확장공사와 함께 가족대기실(10실→14실)과 주차면(128대→178대)도 확장했다.

첨단기술을 이용해 화장 시간도 줄였다. 화장로 증설을 계기로 서울추모공원은 수골실에 자율주행로봇(AMR)을 도입했다. 시신 화장을 마친 후 남은 뼈를 거두어 옮기는 작업(수골·收骨)을 5대의 자율주행로봇이 대신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립한 선로를 따라 움직이는 자동유골운반차(AGV)와 비교하면, 자율주행로봇은 인공지능(AI)이 주변 환경을 반영해 경로를 설정·이동하면서 화장장 트래픽을 효과적으로 분산한다”며 “로봇이 유골운반차 7대 이상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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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유골을 자연에 뿌리는 장소인 서울추모공원 유택동산. [사진 서울시]

하루 평균 85건 화장 가능…자율주행로봇이 수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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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대란 사태 이후 서울시가 화장장을 증설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 [사진 서울시]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화장로 증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울 화장 수요 대비 시설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서울시 중장기 장사시설 수급계획(2023~2027)에 따르면, 2030년 서울시민 화장 총수요는 6만885명으로 예상된다.

박태호 장례와화장문화연구포럼 공동대표는 “서울시 화장로 수 부족분 추계(2023~2040년)에 따르면, 화장로 개당 일평균 5회 화장한다고 가정했을 때 2026년부터 화장로가 1.2개 부족하고, 2030년엔 5.2개의 화장로가 부족해진다”며 “최근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 겨울에도 화장 대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현재 서울시립승화원 구형 화장로 23기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이 작업이 끝나면 하루 화장 가능 수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2040년 예상 화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세훈 시장은 “(화장 수요는) 인구 분포를 보면 예측 가능하기 때문에 미래를 내다보고 미리 투자해야 한다”며 “10년 뒤부터는 2060년을 대비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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