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국선 동결하더니, 현대차 싼타페·투싼 국내가 줄줄이 인상...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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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형 싼타페 하이브리드. 사진 현대차

현대차가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싼타페, 투싼 연식변경 모델을 최근 국내 출시하면서 판매 가격을 약 3%가량 인상했다. 지난 4월부터 미국 판매가격을 동결해온 행보와 대조적이다.

12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판매가 시작된 2026년식 싼타페 가솔린 2.5터보(이륜구동) 익스클루시브(기본트림)는 판매가격이 3606만원으로 책정됐다. 2025년식 동일트림(3492만원)보다 114만원(3.3%) 올랐다. 싼타페 하이브리드(이륜구동) 익스클루시브도 지난해 3870만원에서 94만원(2.4%) 오른 3964만원으로 책정됐다.

싼타페 다른 트림도 모두 가격이 올랐다. 하이브리드(이륜구동) 기준 프레스티지 65만원(4182만→4247만원), 캘리그래피 99만원(4708만→4807만원) 등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2025년식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할 때는 가격을 동결(가솔린 2.5 터보 익스클루시브)하거나 40만~50만원 정도만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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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투싼도 가격이 인상되기는 마찬가지다. 2026년식 투싼 가솔린 1.6터보 모던(기본트림)은 2805만원으로 2025년식(2729만원)보다 76만원(2.7%) 올랐다. 투싼 하이브리드 모던도 연식변경을 통해 3205만원에서 3270만원으로 65만원(2.0%) 인상됐다. 지난해 2025년식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할 때는 가격이 동결(가솔린 1.6 터보 모던)되거나 30만~40만원 인상됐는데 올해는 인상 폭이 크다.

현대차는 가격인상 이유에 대해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및 12.3인치 LCD 클러스터(싼타페), 후측방 충돌 경고 등 주행편의기능(투싼) 등 옵션사양이 기본사양에 포함됐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인상폭이 적었던 만큼 올해는 기저효과로 인해 인상률이 크게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전년동월 대비 2.1%인 소비자물가지수(7월·통계청)를 감안할 때 2~3% 가격 상승은 불가피했고, 경쟁사 다수도 비슷한 인상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현대차가 또 가격을 올렸느냐” “옵션이 기본사양에 들어갈 걸 감안해도 너무 올랐다”는 평가가 잇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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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형 투싼 가솔린 1.6터보. 사진 현대차

싼타페와 투싼은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각각 3만2252대(6위), 2만6671대(10위) 팔린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업계에선 “기아 카니발 등 곧 출시될 연식변경 모델도 가격 인상폭이 클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같은 흐름에 대해 미국 관세 부담으로 늘어난 비용을 국내 시장에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4월부터 25%의 대미관세를 부과받았고, 한·미 무역협상 타결에 따라 향후 15%의 관세를 적용받을 예정이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 점유율(올해 상반기 11%) 유지를 위해 지난 4월부터 미국 판매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반면 국내 자동차 시장의 76%(지난해 판매 163만 대 중 124만 대)를 차지하는 현대차·기아가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가격 정책을 펼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가격 인상은 상품성 개선을 위한 것으로, 미국 관세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현대차·기아로선 가격을 인상해도 국내 판매량이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미국 시장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판매가격을 순차적으로 올리려 한다면 국내 소비자 편익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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