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5일 한·미 정상회담…국방비 증액, 주한미군 역할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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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이 오는 25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다. 이 대통령 취임 82일 만에 처음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24~26일 미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두 정상은 변화하는 국제 안보 및 경제 환경에 대응하여 한·미 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두 정상은) 굳건한 한·미 연합 방위 태세를 더욱 강화해 나가는 가운데 한반도의 평화 구축과 비핵화를 위한 공조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안보 이슈가 오를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에 국방비 증액을 요구해왔다. 지난 9일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부 내부 문서들을 인용해 관세 협상 당시 미국이 한국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3.8% 국방비 지출을 요구하는 것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한국 국방비가 61조2469억원(2.3%)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40조원 정도 추가 지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도 국방비 증액은 일정 부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방침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GDP 대비 5%’까지 거론한 바 있어 인상 폭은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8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주한미군 사령부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등도 정상회담 의제로 오를 수 있다. 한국에겐 민감한 이슈다. ‘역할 재조정’은 미국의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 수정이라는 측면에서 비롯된 얘기지만 필연적으로 주한미군 규모 감축 논의가 포함될 수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8일 “(주한미군 조정과 관련해)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능력’”이라면서 전략적 유연성을 위한 재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양국 정상은 북한 비핵화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똑똑한 사람”이라며 ‘다시 연락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었다. 이 대통령도 북한과의 긴장 완화를 원하고 있어 양국 정상의 정책 방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 협력 방안도 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강 대변인은 “두 정상은 이번에 타결된 관세 협상을 바탕으로 반도체, 배터리, 조선업 등 제조업 분야를 포함한 경제 협력과 첨단 기술, 핵심 광물 등 경제 안보 파트너십을 양국 간에 더욱 강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한미 관세협상 관련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 부총리,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뉴스1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30일 3500억 달러(486조원) 대미 투자 펀드 조성 등을 포함하는 통상 협상을 타결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을 채울 빈 칸은 많이 남아 있다. 투자 펀드의 수익 문제에 대한 해석에도 미국 상무부는 “수익의 90%는 미국 사람들에게 간다”고 했지만, 김용범 정책실장은 “(미국에) 재투자 개념일 것 같다”고 하는 등 서로 다른 표현을 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 협상 타결 당시 “방미한 이 대통령이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민간 투자 패키지의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주요 기업 총수 등 경제인 사절단도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국빈 방문이 아닌 공식 실무 방문 형식으로 이뤄진다. 국빈방문은 외교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방문으로, 의전과 공식 환영식 등 절차가 진행된다. 반면 공식 실무 방문은 정상 간 실무 협의와 대화에 집중하는 방문이다. 공식 환영식은 생략되고, 방문단 규모도 간소화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1년 5월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 첫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았을 때도 이와 같은 형식이었다. 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3년 4월 국빈 방문 형식으로 처음 미국을 찾았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정상회담 개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이 한·미 정상회담을 직전인 23일 열릴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강 대변인은 “일본과 관련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셔틀 외교도 재개를 하자는 양국간 교감이 있었고, 그런 가운데 정상들이 만나는 게 어떻겠느냐는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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