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당원만 보고 정치해선 안돼”…민주당 원로들, 정청래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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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취임 후 첫 당 상임고문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쓴소리를 들었다. 정 대표는 “민주당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후배로서 잘 이어가겠다”고 인사한 뒤 “내란 세력을 단호히 척결하고 정의와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에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9명 상임고문의 가감 없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잊지 말아야 할 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며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처리하겠다는 (정 대표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지나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 자체가 붕괴한 상황에 처해, 새로운 정치를 모색하는 길은 그것(속도감)만으로는 안 되는 걸 잊지 말라. 그걸 하려다 죽도, 밥도 안 될 수 있다”고 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정 대표의 ‘당원 중심 정당’ 공약에 대해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게 아니다. 집권당은 당원만을 바라보고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나는 데 1년8개월이 걸렸다. 윤석열 정부가 파멸한 원인은 정치 실종”이라며 “당원 아닌 국민으로부터도 존중받고, 함께하는 정당으로 발전해 줘야 미래지향적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이용득 전 의원도 “정치는 국민을 위해 하는 건데 악마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고 고언했다.
현안에 대응에 관한 주문도 있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2030년에 중임제 대통령을 선출하는 방향으로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개헌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한·미 관세 협상으로 발생하는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 문제를 해결하는 입법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엔 불교계 지도자를 잇따라 예방했다. 전날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에 이어 이날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을 예방했다. 진우스님은 정 대표에게 “지나치게 감정이 들어가 버리면 법을 위반하게 된다. 자기 감정을 절제하고 지나친 감정을 넣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는 이에 “제가 감정을 빼고 탕평 인사를 했다”고 했다.
정 대표는 2021년 경남 합천 해인사의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조계종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후 2022년 사찰이 문화재 관람료를 감면하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재 보호법 개정안’ 입법을 주도해 이듬해 조계종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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