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구속된 김건희 여사, 특검 "이제 10~20% 마무리" 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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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08.12. 사진공동취재단

수사 개시 42일 만인 12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아내 김건희 여사를 구속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남은 과제가 여전히 산적하다. 특검 수사 이전 검찰은 김건희 여사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대부분 불기소 처분했다. 특검팀은 한정된 수사 기간 안에 구속영장에 적시한 도이치모터스·명태균·건진법사 등 3개 의혹을 제외한 김 여사 특검법상 나머지 13개 수사대상과 새로 인지한 사건까지 밝혀야 한다.

김 여사가 선물을 건네받는 모습이 고스란히 영상으로 남은 ‘디올(dior)백 수수 의혹’은 직무 관련성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했다. 디올백 의혹은 최재영 목사가 지난 2022년 9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방문해 300만원 상당의 명품가방을 건네며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며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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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5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 기념 국빈 만찬 당시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 사진 서울의소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난해 10월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대통령 직무와 관련 없고 공직자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다”며 종결했다. 이날 구속영장실질심사에 디올백 의혹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특검 수사 3호에 포함된 사건이라 추후 검찰 수사 결과를 뒤집는 결론이 예상된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포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도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불기소 처분했다. 지난해 7월 20일 김 여사를 서울 종로구 창성동 대통령 경호처 부속시설에서 11시간50분 동안 조사한 뒤 내린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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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하지만 특검 수사 기간이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이 영장 기재 1번 범죄사실이라는 점에서 이른바 ‘검찰 공화국’으로 불린 윤석열정부의 수사 농단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 구속으로 수사에 큰 동력을 확보했지만, 결국 최종 수사 성과는 특검법에 명시된 13개 수사대상의 실체 규명 여부에 달렸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명태균·건진법사 의혹 사건은 이미 검찰에서 한 차례 마무리했거나 상당 부분 수사가 진행된 채 특검에 이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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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7일 조상원 당시 서울중앙지검 4차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이외 나머지 의혹 사건에서 김 여사의 연관성과 실체를 뚜렷하게 규명하지 못한다면, ‘반쪽 특검’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김 여사의 관여가 현재까지 오리무중으로 보이는 사건은 특검팀 1호 구속 사건인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 등이 연루된 김 여사 일가 땅으로 종점 변경을 검토한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사건, 김 여사 일가 중 오빠 김진우(55)씨와 경기 양평군 공무원들만 기소된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사건, ‘집사 게이트’로 불리는 IMS모빌리티 비자금 의혹 사건이 꼽힌다.

이대로 나머지 수사에서 두드러진 진척이 없다면 각각의 의혹 사건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길 순 있겠지만, 김 여사와는 무관한 별개 사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이일준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 등 경영진에 그치고, 집사 게이트 사건에선 영장실질심사 당일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예성씨 등에 대한 공소제기로 결론을 지으면 실체 규명에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특검팀은 출범 이후 수사 기간(90일) 절반이 지나기 전에 김 여사를 구속 수사로 전환한 만큼 수사 방해와 증거인멸 등 특검법으로 규정된 모든 수사대상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특검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법 규정 수사는 이제 10~20% 수준만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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