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특별 편성에 기업 후원까지…"10년 뒤 안동역" 그 날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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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15일 경북 안동시 안동역 앞에서 10년 뒤 만나기로 한 약속 장면이 담긴 KBS '다큐멘터리 3일' 안동역편 장면. 인스타그램 캡쳐

“2025년 8월 15일 안동역 앞에서 다시 만나요.”

경북 안동시 안동역 앞에서 관광객과 방송국 관계자가 나눈 이 한 마디에 전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람들은 가볍게 맺은 이 약속이 10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고 마침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요즘 보기 힘든 ‘낭만’이다.

약속의 시작은 2015년 8월 15일 이른 아침 경북 안동시 안동역 앞에서 맺어졌다. 당시 안동 여행을 마치고 기차를 타러 가는 20대 여성 둘을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프로듀서(PD)가 붙잡았다. 안동역을 오가는 이들에 대한 다큐멘터리였다.

10년 전 안동역서 한 ‘작은 약속’

PD는 안동을 떠나는 이들에게 “아쉬워요? 이번 여행을 나중에 돌아보면, 어떤 여행일 것 같아요?”라고 물었다. 한 여성은 “(옆의) 친구한테 아직 말은 안 했는데, 돌아다니면서 생각한 게 나중에 한 10년 후쯤 똑같은 코스로 똑같이 돌면 괜찮을 거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추억이 많이 남을 거 같아요”라고 답했다.

그 말을 들은 친구는 “좋네, 가자! 날짜 완전 똑같이”라고 반응했고 PD에게도 “다큐 또 찍으세요. 똑같이”라고 말했다. PD는 “그때도 제가 이 일을 하고 있을까요?”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세 사람은 결국 새끼손가락을 걸고 10년 뒤 같은 장소, 같은 시각 다시 만나기로 했다. 약속한 날짜와 시각은 2025년 8월 15일 오전 7시48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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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당시 KBS 다큐멘터리 3일 안동역편을 촬영한 PD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약속한 그 날이 다가오면서 이 장면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퍼져나갔다. 이 장면이 담긴 유튜브 영상에 주인공 여성이 3년 전 댓글을 달아 “그때 PD님, 지금도 카메라를 잡고 계신가요? 25년 8월 15일, 안동역에서 뵈어요”라고 한 것까지 알려지며 사람들의 관심에 불을 붙였다.

KBS 특별편 방영에 기업 후원도  

촬영 당시 PD는 이미 KBS를 퇴사했지만, 자신의 SNS를 통해 10년 전 약속을 지킬 예정임을 암시하고 있다. 당시 영상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고 “그 여름, 열차가 떠난 뒤 아홉 번의 여름을 지나 열 번째 그날이 오고 있다”며 “저와 소녀들의 약속에 각자의 낭만을 담아, 뭉클하고 눈부신 마음을 전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남겼다.

이들의 작은 약속은 판이 점점 커지고 있다. ‘다큐멘터리 3일’은 3년 전 종영했지만, KBS가 오는 22일 ‘특별판’을 방영한다고 밝히면서다. KBS는 다큐멘터리 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2015년 8월 15일의 약속 ‘2025년 8월 15일 여기서 만나요’ 그래서 우리는 그곳으로 떠나기로 했습니다. 10년 전 그날의 이야기, 8월 22일 금요일 밤 ‘다큐3일’ 특별판-어바웃 타임”이라고 올리며 방영 계획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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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10년 전인 2015년 8월 15일 경북 안동시 안동역 앞에서 맺어진 약속으로 '다큐멘터리 3일' 특별편을 방영하기로 했다. 사진은 KBS가 다큐멘터리 3일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관련 게시물. 인스타그램 캡쳐

각종 기업들의 후원도 이어지고 있다. 안동역을 운영하는 코레일을 비롯해 20대 여성이 매고 있던 가방 업체인 잔스포츠코리아, 다른 여성이 손에 들고 있는 과자 오레오 등 여러 업체에서 SNS에 댓글을 올리며 이 약속이 이뤄지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다큐멘터리 3일 인스타그램에 관련 방영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20년 전 취업준비를 하는 대학생이던 저는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도 보고 지금은 한 아이의 엄마가 됐네요. 다큐 3일과 이분들의 청춘 덕분에 제 청춘도 돌아올 것 같습니다” “진정한 수신료의 가치는 때로 이런 낭만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 “다큐 3일 보면서 일요일 밤을 마무리하곤 했는데 이번 특별편을 계기로 부활하면 좋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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