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필리핀 충돌 이틀만…美 이지스함 남중국해 분쟁 해역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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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인 히긴스함(DDG-76)이 지난해 3월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해 정박해 있다. 뉴스1
미국과 중국이 무역 협상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이 13일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 진입했다. 중국 해군은 즉시 “추적 감시 후 경고·퇴거 조치했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 전구는 이날 허톄청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미 구축함 히긴스함(DDG-76)이 중국 정부 승인 없이 황옌다오(스카버러 암초의 중국식 명칭) 영해에 불법 침입했다”며 “남부전구는 병력을 투입해 법에 따라 추적·감시 및 경고·퇴거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남중국해의 스카버러 암초는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곳이다. 중국 남부 하이난섬 싼야에서 남동쪽으로 약 930㎞, 필리핀 서부 수빅만에서 서북쪽으로 약 200㎞ 떨어진 거리에 있다. 인도양에서 말라카 해협을 거쳐 대만 해협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는 요충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 군함이 남중국해의 전략적 수로에 있는 분쟁 지역에 진입하는 것은 드문 사례”라고 보도했다. 2022년 7월 미 해군 구축함 벤폴드함이 대만 해협을 거쳐 남중국해의 파라셀(중국명 시사) 군도와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 군도에 진입한 ‘항행의 자유’ 작전 후 약 3년 만이다.
히긴스함을 지휘하는 미 7함대는 CNBC 방송에 “중국의 주장은 거짓이다.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 어디서든 항행하고 작전할 권리가 있다”며 “국제법에 따라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긴스함은 지난해 10월 중국이 ‘대만 포위 훈련’에 나서자 엿새 뒤 캐나다 호위함 밴쿠버함과 함께 대만 해협을 통과하는 등 중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무력시위에 종종 등장한 바 있다.
중국을 향한 미국의 견제구라는 해석도 나온다. 히긴스함의 작전이 중국과 필리핀의 해상 충돌 직후 이뤄진 점 때문이다. 미국은 대중 견제를 위해 반중 노선을 걷고 있는 필리핀과 안보·경제 협력을 강화해오고 있다.
지난 11일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순찰선을 추격하던 중 자국 해군 군함과 충돌했고, 중국 해경선이 선수 부분이 크게 훼손됐다.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충돌 후 “우리 선박에 결코 후퇴를 지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계속해서 영토를 방어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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