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르헨 병원서 ‘오염 펜타닐’으로 96명 사망…“보건계 크로마뇽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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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시 이탈리아노 병원 앞에서 입원 중 오염된 펜타닐 투약으로 사망한 피해자의 가족들이 시위 중 서로 안고 오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시 이탈리아노 병원에서 시작된 ‘펜타닐 오염 사건’의 피해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현지 매체 인포바에, 파히나12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중환자실에서 발생한 집단 사망 이후 점차 피해자가 늘어나면서 전국에서 이날까지 96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인 지난 6일까지 공식 사망자는 76명이었으나 그 사이 20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었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피해자도 더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라플라타시에 위치한 이탈리아노 병원 중환자실에서 호흡 곤란으로 7명이 거의 동시에 사망한 이례적인 사건이 발생했으며 최종적으로 해당 병원에서만 15명이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들에게 투여된 펜타닐 주사제가 세균에 오염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된 펜타닐은 제약사 HLB 파르마 그룹이 제조한 합성 오피오이드 진통제로 전국 200여 개 병원과 보건소에 배포된 30만 개 앰플 중 일부였다.

피해자들은 모두 중환자 치료 과정에서 해당 약물을 투여받았으며 이후 폐렴과 같은 중증 질환을 유발하는 다제내성 박테리아에 감염돼 사망한 공통점이 있다.

피해자들에게서 폐렴간균(Klebsiella pneumoniae)과 병원에서 주로 발견된다는 그람음성균 랄스토니아 피케티균이 검출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에르네스토 클레플락 판사는 잠재적 피해자가 상당수 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 관련자 24명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출국을 금지했다.

병원에서 오염된 약품 사용으로 96명이 사망했음에도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과나 사임이 없었다는 점에서 비판이 거세다. 일부에서는 2004년 공연장 화재로 194명이 숨진 ‘크로마뇽 사건’을 언급하며 이번 사태를 “보건계의 크로마뇽 사건”이라고 부르고 있다. 현지 언론은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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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시 이탈리아노 병원 앞에서 펜타닐 오염 약물로 숨진 피해자의 유가족과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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