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1∼6월) 나라살림이 94조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100조원을 넘겼던 지난해 상반기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지만, 역대 네번째로 큰 적자다. 하반기 2차 추경까지 포함되면 올해 나라살림 적자 폭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1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총수입은 32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조7000억원 늘었다. 항목별로 보면 국세수입이 190조원으로 21조5000억원 증가했다. 기업 실적 개선 등으로 법인세가 14조4000억원 늘었고, 해외 주식 호황과 성과급 확대 등으로 소득세도 7조1000억원 증가했다.

상반기 총지출은 389조2000억원으로, 작년보다 17조3000억원 증가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68조6000억원 적자를 냈다. 여기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94조3000억원 적자였다.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2020년 110조5000억원, 2024년 103조4000억원, 2022년 101조9000억원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이번 수치는 지난 5월 통과된 1차 추경만 반영한 것이다. 지난달 4일 통과된 2차 추경이 반영되면 하반기 관리재정수지는 더 나빠질 수 있다. 정부는 2차 추경까지 반영한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111조9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가 휩쓸면서 추경이 이어진 2020년(적자 112조원)과 2022년(적자 117조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문제는 미래세대의 부담인 나랏빚이 더 불어난다는 점이다. 6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 잔액은 1218조4000억원. 올해 말 나랏빚은 1301조9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26조7000억원이 증가한 것인데, 1년간 늘어나는 나랏빚 증가 폭은 역대 최대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660조원)과 비교하면 국가채무는 약 2배로 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