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500종 로봇 실력 뽐내는 올림픽…인간과의 경계 허문다

본문

17552303079783.jpg

14일 중국 베이징시 국제빙상경기장 ‘아이스리본’에서 열린 제1회 세계휴머노이드로봇올림픽 개막식 축가무대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춤을 추고 있다. AFP=연합

“탄소 기반 생명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해요. 미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우리 함께 바라봐요!”

14일 저녁 중국 베이징시 국제빙상경기장 ‘아이스리본’에서 여성 가수 리우위신(劉雨欣)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제1회 세계휴머노이드로봇올림픽 개막식 축가 무대에서다. 회색 모자를 뒤집어쓴 휴머노이드 로봇 8기가 리우를 둘러싼 채 같은 동작으로 춤을 췄다. 휴머노이드 로봇 밴드도 기타와 건반, 드럼을 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3분 20초간의 공연이 끝나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여 명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번 대회엔 총 16개국에서 온 280개 팀의휴머노이드 로봇 500여 기가 출전한다. 오는 17일까지 20개 종목에서 세부 487개의 경기가 열린다. 장·단거리 달리기와 계주, 멀리뛰기 등 육상을 비롯해 5대5 축구 등에서 실력을 뽐낸다.

스포츠뿐 아니라 실시간 제어와 복수 기체 협동 능력을 평가하는 퍼포먼스 종목과 물류 운반 및 약재 분류 등으로 ‘인간의 일’을 얼마나 정확히 수행하는지 판단하는 시나리오 종목도 펼쳐진다. 주최 측은 “고속 운동 안정성과 환경 적응성, 정밀 제어 등 능력을 중점 평가한다”고 밝혔다.

1755230308217.jpg

14일 중국 베이징시 국제빙상경기장 ‘아이스리본’에서 열린 제1회 세계휴머노이드로봇올림픽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격투 경기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

출전 로봇들은 인간의 조종을 받지 않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해야 한다. 매 순간 알고리즘과 딥러닝을 통해 인간처럼 행동한다. 기계장치에 인공지능을 더해 인간과 로봇의 경계를 희미하게 하는 ‘체화지능(體化知能)’ 덕분이다. 이번 대회에서 선보이는 로봇들의 체화지능은 유치원생 수준까지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3월 양회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처음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육성을 언급했다. 당시 그는 “바이오 제조, 양자 과학, 체화 인공지능, 6세대 통신 등 미래 산업을 육성할 것”이라면서 “지능형 로봇 등 차세대 지능형 단말기 및 지능형 제조 장비를 대대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집중 투자에 나선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산업과 군사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대회는 사실상 로봇 기술의 실제 성능과 활용 가능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대규모 실험실인 셈이다.

17552303084427.jpg

14일 중국 베이징시 국제빙상경기장 ‘아이스리본’에서 열린 제1회 세계휴머노이드로봇올림픽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100m 달리기 경기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의 산업용 로봇 생산량은 6만9056대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5.5%나 늘어난 수치다. 서비스 로봇 생산량 역시 120만 대로 전년 동월 대비 13.8% 증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8년 중국의 로봇 시장 규모는 1080억 달러(약 150조 원)로 예측했다. 지난 2024년 기준으로는 470억 달러(약 65조 원)로 연평균 23%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관련기사

  • 中 사족보행 로봇 100m 16초에 완주…카이스트 세계 기록 깼다

  • [Biz-inside,China] 中 사족보행 로봇 '바이시', 100m 달리기 세계 1위...韓 기록 제쳤다

  • [Biz-inside,China] 中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점프'…2027년엔 인간 생산성 80% 도달

  • 한국 실험실의 AI, 중국은 벌써 팔고있다…"제조 AI로 승부해야"[평화 오디세이-中 AI굴기 현장리포트⑩]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771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