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일화 없인 지는데…'찬탄파' 안철수∙조경태 손 안 잡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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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대전 서구 배재대학교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조경태(왼쪽),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표를 뽑는 8·22 전당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찬탄’(탄핵 찬성) 진영 안철수·조경태 후보의 단일화가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탄’(탄핵 반대) 진영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앞서 나가는 만큼 찬탄 진영 후보 단일화를 통해 판을 흔들어 결선 투표에서 ‘반탄 대 찬탄’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야 승산이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일화에 적극적인 건 조경태 후보다. 조 후보는 지난 14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단일화 가능성을 계속 열어 놓고 있다. 서로 단일화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지난 7일에는 “어떤 룰이라도 제가 다 받아들일 테니 단일화에 응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더 많은 혁신의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며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쇄신파에서도 단일화 요구가 분출 중이다. 친한동훈계 박상수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15일 페이스북에 “장동혁은 친한계 네거티브 선거 하나로만 선거를 하고 있다”며 “개혁파 단일화만 이뤄지면 개혁파의 결선 진출이 확실시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혁신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여의도연구원장에서 사퇴한 윤희숙 혁신위원장도 전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그분(혁신 후보)들의 영향력을 증폭시키기 위한 조치라면 뭐든지 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단일화를 요구했다.
하지만 단일화 논의는 순탄하게 흐르지 않고 있다. 안·조 후보 간 입장 차가 뚜렷해 단일화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만만찮다. 불리한 국면에서도 찬탄 후보 간 단일화가 평행선을 달리는 이유는 뭘까. 국민의힘 관계자는 “두 사람이 같은 쇄신파로 묶여 있지만, 쇄신을 위한 방법론이 완전히 다르다”며 “누구 한 명도 본인의 낙마를 원하지 않고 있어 협상이 어려운 것”이라고 진단했다.
같은 찬탄파여도 두 후보의 생각의 간극은 크다. 대표적인 차이가 인적 쇄신 대상과 범위다. 조 후보는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자수사처의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당시 서울 한남동 관저를 찾은 국민의힘 의원 45명을 인적 쇄신 대상으로 특정한 반면 안 후보는 ‘대선백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책임 소재를 추후에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내란 특검의 ‘참고인 조사’ 요청을 두고도 정반대 입장을 보였다. 안 후보는 지난달 29일 내란 특검의 출석 요구에 거부한 사실을 공개하며 “우리 당 해산을 노린 정치 폭거”라고 규탄한 반면에 조 후보는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당내 내란 동조 세력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같은 ‘찬탄’이지만 쇄신의 방법과 내용면에서 DNA가 다른 것을 보여준 사안”이라며 “안 후보는 조 후보의 ‘내란 동조 세력’ 주장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단일화 불가론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한 수도권 의원은 “섣불리 단일화를 추진했다가 강성 지지층까지 역결집하는 역풍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전대 불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대표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대신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도 단일화를 어렵게 하는 배경이다. 개혁 성향의 재선 의원은 “반탄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큰 만큼, 한 전 대표가 단일화 문제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안·조 후보 중 누구도 단일화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반탄 후보가 계속해 당권 경쟁에서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5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의힘 지지층(222명, 표본오차 ±6.6%포인트)을 대상으로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김문수 후보가 46%, 장동혁 후보가 21%, 안철수·조경태 후보가 각각 9%였다. 반탄 주자 득표율을 합하면 67%로 찬탄 주자 지지율(18%)을 압도한 것이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기준인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507명, 표본오차 ±4.4%포인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는 김문수 후보 31%, 안철수·장동혁 후보 14%, 조경태 후보 8% 순서였다.
국민의힘 대표는 당원 투표 80%와 국민 여론조사 20%를 반영해 뽑는다. 후보 4인을 대상으로 한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왼쪽)과 한동훈 전 대표(왼쪽 세 번째)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 위원장 취임식에 참석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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