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비트코인 역대 최고가 기록 하루만에…12만 달러 붕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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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12만 달러선 아래로 밀렸다.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지 하루 만이다. 미국의 올해 7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다. 9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후퇴했다.

서울 강남구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에서 비트코인 모형이 놓인 바닥에 코인 시세 그래프가 비치는 모습. 뉴스1
암호화폐 시황 정보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11만8969달러로 24시간 전보다 2.19% 내려갔다. 전날 장중 한때 12만4000달러대를 찍으며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지 하루 만에 주저앉은 것이다. 같은 시간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4633달러로 전날보다 1.96% 하락한 값에 거래됐다.
암호화폐 가격의 급락은 미국이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크게 오른 것이 계기가 됐다. 14일(현지시간) 미 노동통계국은 7월 PPI가 전월 대비 0.9% 상승했다고 밝혔다. 시장의 예상치(0.2%)를 크게 웃돌았고, 2022년 6월(0.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식품·에너지·무역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PPI도 0.6% 올랐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대비)이 시장 전망치(2.8%)보다 소폭 낮은 2.7%였던 것과 대조되는 흐름이다.
생산자물가는 일정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에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여긴다. 칼베이 인베스트먼츠의 클라크 게라넨 최고시장전략가는 블룸버그에 “PPI가 예상보다 높은 반면 CPI는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점은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상당 부분 스스로 흡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주요 주가지수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03% 상승했지만,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02%)와 나스닥종합지수(-0.01%)는 소폭 하락했다.
물가 상승의 전조를 보여주는 지표(생산자물가 급등)에도 시장은 여전히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빅컷’ 가능성은 작아졌다는 분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하루 전 94.3%에서 이날 93.1%로 소폭 하향 조정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0.06%포인트 올라 연 3.73%를 기록했다.
BMO 캐피털마켓의 이안 린젠 미 금리 전략 책임자는 “이번 (생산자물가) 데이터는 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꺾었고, 다음 달 Fed에서 0.25%포인트 인하 타당성에 회의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들에게 명분을 제공했다”며 “전체적인 관세의 영향은 다음 달 데이터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Fed가 9월 금리를 결정하기에 앞서 8월분 소비자·생산자물가지수와 고용지표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유제니오 알레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Fed의 9월 결정이 복잡해졌고,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만 0.5%포인트 인상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고 했다.
최근 트럼프 정부가 Fed에 ‘빅컷’을 연일 압박하는 가운데 금리 논쟁은 가열되고 있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인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급격한 움직임은 Fed가 가장 피해야 할 일”이라며 “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2% 목표로 되돌리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Fed 의장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제프리스의 수석시장전략가 데이비드 저보스와 이븐플로우 매크로의 매니징 파트너 마크 서멀린은 “‘빅컷’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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