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무주택가구 1000만 육박…서울 절반 “내 집 없다”
-
5회 연결
본문

지난 14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내 집이 없어 전·월세살이 중인 가구가 1000만에 육박하며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은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무주택 가구 비율이 50%를 넘기며 2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2023년 전국 무주택 가구는 961만8474가구로 집계됐다. 전년(954만1100가구)보다 7만7000가구 증가해 전체 가구(2207만 가구)의 43.6%를 차지했다.
무주택 가구는 구성원 중 누구도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가구로, 곧 전·월세 거주 가구를 뜻한다.
무주택 가구 수는 2020년 처음 900만을 돌파한 뒤 2년 만에 950만을 넘어섰다. 집값 급등에 더해 청년·고령층의 저소득 1인 가구가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무주택 가구가 집중됐다. 서울·경기·인천의 무주택 가구는 506만804가구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경기가 238만2950가구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214만3249가구로 뒤를 이었다.
서울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주택 가구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2023년 서울 무주택 가구 비율은 전체(414만1659가구)의 51.7%로 집계됐다. 2021년 51.2%였던 비율은 2022년 51.4%에 이어 2년 연속 상승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두 해 연속 오름세를 보인 곳은 서울이 유일하다.
반면 나머지 16개 시·도 모두 무주택 가구 비율이 50%를 밑돌았고, 2023년 들어 비율이 오른 지역은 울산과 강원 두 곳뿐이었다. 나머지는 보합 내지 하락세였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높은 무주택 가구 비율을 집값 격차에서 찾는다. 서울은 이른바 ‘강남 불패론’에 따른 투자 수요가 해마다 유입되며 집값이 상승하는 구조가 반복돼 왔다. 한국은행 ‘최근 주택시장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서울 주택 매매가는 16.1% 올랐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은 1.7% 하락했다.
2002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 집값은 419.42% 상승해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주택을 가장 많이 사들인 상위 1000명은 총 4만4260채를 매입, 1인당 44채꼴에 달했다.
하지만 가구의 소득·자산은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22년 서울의 주택구입물량지수는 3.0으로, 2012년(32.5)의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중위소득 가구가 살 수 있는 주택이 2012년에는 3채 중 1채였으나 10년 만에 100채 중 3채로 급감했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지난 6월 서울 집값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지만,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는 오히려 좁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높은 집값은 전·월세 시장에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내 집 마련을 미룬 서민들이 전·월세로 몰리며 임대료 부담이 커졌고, 지역별 임대소득 격차도 심화됐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3년 귀속분 전국 1인당 부동산 임대소득은 1774만원으로 전년 대비 0.3%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서울은 같은 기간 2408만원에서 2456만원으로 2.0% 증가했다. 17개 시·도 가운데 1인당 임대소득이 2000만원을 웃돈 곳은 서울뿐이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