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위암 막는 '헬리코박터' 제균, 골다공증도 예방효과…발병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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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을 붙잡고 있는 노년 여성. 중앙포토

위암 등을 막기 위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당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2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18일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소화기내과 김나영·최용훈 교수 및 김예진 전문의, 내분비대사내과 공성혜 교수)이 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 지원을 받아 진행한 연구 내용을 공개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검사를 받은 성인 846명을 2003~2023년 최대 20년(평균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헬리코박터는 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감염될 만큼 흔한 세균이며, 위염·위궤양·위암 등의 주요 원인이다. 국내 16세 이상 유병률이 44%(2017년)에 달한다. 최근 연구에선 위장관 외에도 전신 염증 반응을 통해 다양한 만성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헬리코박터 감염에 따른 염증 반응과 칼슘 흡수 장애가 골밀도 감소, 즉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골다공증은 뼈의 강도가 약해져 쉽게 골절되는 질환이다. 이는 고령자 사망률을 높이고 의료비 부담을 증가시키는 문제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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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에 따른 골다공증 발생 예방 효과. 자료 질병관리청

분석 결과,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하지 않은 그룹(116명)의 골다공증 발생률은 34.5%였다. 반면 헬리코박터를 성공적으로 제균한 그룹(730명)의 발생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24.5%였다. 해당 세균을 없애자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약 29% 감소한 것이다.

제균 치료의 예방 효과는 여성에게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50세 이상 여성은 비(非)치료군의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치료군보다 1.53배 높게 나왔다. 50세 이상 여성은 37.3%(2023년)가 골다공증을 앓고 있어 '고위험군'으로 꼽힌다. 반면 남성은 헬리코박터 제균과 골다공증 예방 간의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 '소화관과 간'(Gut and Liver) 최근호에 게재됐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관리가 위장관질환뿐 아니라 골다공증 같은 만성질환 예방에도 기여한다는 근거가 마련됐다"면서 "특히 폐경기를 맞아 골밀도가 낮아진 여성은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적극적인 제균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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