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P 투어 신시내티오픈 단식 결승 1세트 도중 신네르(왼쪽)가 컨디션 난조로 기권하자 다가가 위로하는 알카라스. [로이터=연합뉴스]

남자 테니스 세계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신시내티오픈 정상에 오르며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 전망에 청신호를 켰다.

알카라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대회 단식 결승에서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를 상대로 1세트 게임스코어 5-0의 리드 상황에서 기권승을 거뒀다. 하드코트 대회인 신시내티오픈은 오는 24일 미국 뉴욕에서 개막하는 US오픈의 전초전이다. 이번 승리로 알카라스는 신네르와 맞붙었던 지난 7월 윔블던 결승전 패배(1-3)를 설욕했다. 신네르와 상대 전적도 9승5패로 격차를 벌렸다.

세계 1~2위의 이날 맞대결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하드코트에서 강한 신네르가 접전 끝에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승부는 허무하게 끝났다. 경기 시작 23분 만에 신네르가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기권했다. 이날 신시내티 지역 기온은 섭씨 30도가 넘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신네르는 이날 패배로 하드코트 26연승 행진도 중단했다.

신네르는 “어제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오늘 호전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악화했다”며 팬들에게 사과했다. 알카라스는 “이런 경기를 바란 것이 아니었다. 신네르는 반드시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부터 열린 7차례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나눠 가진 남자 테니스의 새로운 ‘빅2’다. 신네르가 4차례, 알카라스가 3차례 우승했다.

일각에선 US오픈 디펜딩 챔피언 신네르가 대회 2연패를 위해 알카라스와 혈투를 피하고 체력을 안배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네르는 호주오픈(1월)과 윔블던(7월)에서 우승했다. US오픈 우승 트로피까지 거머쥐면 올해 4대 메이저 타이틀 중 3개를 차지한다. 알카라스는 프랑스오픈(6월)에서만 우승했다. 메이저 4승의 신네르가 이번 US오픈에서 우승할 경우 세계 1위도 지키고, 알카라스와 메이저 우승도 동률(5승)을 이룬다.

신네르의 US오픈 2연패 도전에 있어 알카라스 말고도 경쟁자가 더 있다. 바로 백전노장 노바크 조코비치(38·세르비아)다. 1987년생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 이후로 US오픈만을 대비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메이저 24승의 조코비치는 US오픈에서 우승하면 마거릿 코트(은퇴·호주)를 제치고 남녀 통틀어 메이저 최다 우승자가 된다. 조코비치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메이저대회가 2023년 US오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