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온몸 주황색, 눈은 유령 같다…"최초 기록" 희귀 상어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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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코스타리카 토르투게로 국립공원 인근 바다에서 목격된 ‘대서양수염상어'. 사진 데일리메일 캡처.
코스타리카 해역에서 포착된 ‘오렌지빛 상어’가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온몸이 주황색으로 뒤덮인 이 상어는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적 없는 희귀 개체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국제 학술지 ‘해양생물 다양성’(Marine Biodiversity) 8월 호에는 작년 8월 코스타리카 토르투게로 국립공원 인근 바다에서 목격된 ‘대서양수염상어’(Nurse Shark)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상어는 당시 취미 낚시 중이던 두 남성에게 발견됐고, 이들은 낚싯대에 걸린 상어를 사진 촬영한 뒤 풀어줬다.
페이스북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상어의 몸길이는 약 2m 정도이며 성체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회색빛인 다른 수염상어와 달리 온몸이 강렬한 주황빛을 띠고 있다. 눈도 유령처럼 창백한 흰색으로 홍채가 보이지 않는다.
간호사 상어는 연안 바다에 주로 서식하며 새우와 게 등을 주식으로 한다. 이 상어는 낚시꾼들에 의해 우연히 포획됐는데 몸길이는 약 1.8m에 달하는 성체다. 간호사 상어는 수염상어류의 일종으로, 바위나 암초 사이에 위장하기 좋도록 황갈색인 경우가 많다. 반면 발견된 개체는 황금빛 주황색 몸체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눈 또한 흰색으로 홍채가 보이지 않았다.
발견 당시 상어의 독특한 외형 때문에 AI 조작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브라질 대학 연구진과 남미 해양학자들이 이 상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개체는 멜라닌 결핍으로 생기는 백색증과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색변색증이 동시에 나타난 ‘알비노-황색변색증’(albino-xanthochromism)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백색증은 피부나 눈의 멜라닌 색소가 줄어드는 현상이고, 황색변색증은 부분적 또는 온몸이 노란색 색소 침착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황색변색증은 주로 민물고기, 조류, 파충류 등에서 극히 드물게 확인되며, 상어나 가오리 같은 연골 어류에서 발견된 경우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수염상어 종에서 완전한 황색변색증이 나타난 건 과학적으로 확인된 첫 사례”라며 “카리브해에서도 최초의 기록”이라고 밝혔다. 이어 “황색변색증과 백색증은 포식자에게 쉽게 노출되는 등 생존 불이익을 주지만, 두 조건을 모두 가진 상어가 성체로 자라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건 해양 생태계 내 유전적 다양성과 적응력에 대한 시사점을 남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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