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도가 있어 더 빛난다, 여성영화 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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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얄 카파디아 감독의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사진 SWIFF]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메가박스 신촌에서 열린다. 올해는 ‘F를 상상하다(Reimagining F)’를 슬로건으로 38개국에서 출품된 영화 138편을 소개한다. ‘F’는 영화(Film)를 넘어 축제(Festival), 페미니즘(Feminism), 자유(Freedom), 미래(Future) 등 다양한 개념으로 확장된 영화제를 상징한다. 황혜림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여성영화의 역사와 지평을 넓히는 기획 섹션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개막작은 앙투아네트 하다오네 감독의 필리핀 영화 ‘선샤인’이다. 올림픽 출전을 꿈꾸던 체조선수 소녀가 국가대표 선발을 앞두고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며 낙태를 금지하는 사회에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선샤인’은 지난 2월 열린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수정곰상을 받았으며, 한국에서는 이번이 첫 공개다.
이번 영화제에는 총 131개국에서 4129편의 작품이 접수돼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대한 세계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이중 국제 경쟁 섹션 ‘발견’ 부문엔 86개국에서 394편이 출품돼 본선에 8편이 진출했다. ‘도대체 어디에’(미국·래러미 데니스 감독), ‘분노’(스페인·제마 블라스코), ‘톡식’(리투아니아·사울레 블류바이테) 등이다.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여성감독의 신작, 여성 주제의 화제작을 상영하는 ‘새로운 물결’ 섹션에는 신인과 중견 감독들의 작품이 고루 포진됐다. 이 중 대만 신진 여성감독 황시의 신작 ‘딸의 딸’은 모녀 사이의 다양한 감정을 세밀하게 조명한 영화로, 대만 영화의 거장 허우샤오셴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또 엘렌 쿠라스 감독의 ‘리 밀러: 카메라를 든 여자’는 나치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카메라를 든 사진작가 리 밀러의 인생을 그린 영화. 케이트 윈슬렛이 제작에도 참여하고 주연을 맡았다.
올해 여성영화제는 특히 두 개의 특별전에 힘을 실었다. 이 중 ‘확장된 시선: 인도의 재구성’은 동시대 인도 여성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인도 여성 영화의 눈부신 약진을 압축해 보여준다.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한 장편 7편과 인도국가영화아카데미(FTII) 여성 졸업생들이 참여한 단편 등 20편을 상영한다.

단편 애니메이션 ‘안경’으로 올해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받은 정유미 감독이 제작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포스터. [사진 SWIFF]
슈치 탈라티의 ‘걸스 윌비 걸스’는 히말라야 산맥 기슭에 자리 잡은 기숙학교에 다니는 18세 소녀 마리의 로맨스, 모녀간의 관계와 갈등을 섬세하게 담아내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과 연기상을 받았다. 2024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파얄 카파디아 감독의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은 뭄바이 병원에서 일하는 세 간호사의 삶을 파고들며 결혼, 종교, 노동, 주거 등 인도 여성들의 현실을 세심한 연출로 그렸다. 지난 4월 국내 개봉해 관객들로부터 호평 받은 작품이다.
한편 ‘헬렌 리:여기와 어딘가 사이’는 한국계 캐나다 감독 헬렌 리(60)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특별전이다. 여성주의 고전으로 꼽힐 만한 데뷔작 ‘샐리의 애교점’(1990)부터 세월호 참사를 배경으로 부녀 관계와 애도의 정서를 섬세하게 담아낸 극영화 ‘텐더니스’(2024)까지 그의 영화 12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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