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민생선' 고등어 기현상…풍년인데 되레 가격 2배 뛰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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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여파로 수산물 가격까지 오르면서 밥상 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생선’인 고등어 어획량이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가격이 오히려 뛰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나타났다. 고수온 현상 등으로 소비자가 선호하는 큰 고등어가 자취를 감추고, 대신 작은 고등어의 어획량만 크게 늘어나면서다.

우리 국민이 즐겨 먹는 고등어와 갈치, 조기 등 수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밥상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대형마트 고등어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21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신선냉장 고등어 산지가격은 올해 7월 기준 ㎏당 5453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1.6% 올랐다. 고등어 소비자가격도 뛰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 통계를 보면 이달 20일 고등어(국산 염장ㆍ중품) 1손 소매가격은 6815원으로 1년 전(4993원)보다 36.4% 상승했다. 최근 5년 평균값을 나타내는 평년(4088원) 대비로는 67.4% 상승했다. 신선냉장 고등어 가격도 마리당 4512원으로 전년(3849원)보다 17% 올랐다.

박경민 기자
통상 고등어 가격이 오르면 어획량 부족을 원인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올해는 고등어가 ‘풍년’이다. KMI에 따르면 7월 고등어 어획량은 2만3052t으로 전년 동기(1만1849t)보다 94.5% 늘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고등어 누적 어획량도 7만7523t으로, 전년(4만9447t)보다 56.8% 증가했다.
고등어 풍년 속에서도 가격이 뛴 이유는 한국인이 선호하는 마리당 300g이 넘는 중·대형 고등어의 품귀 현상 때문이다. 7월까지 잡힌 고등어 중 중·대형어의 비중은 3.6%로 지난해(17%)와 평년(16.2%)대비 크게 감소했다. 고등어 위판량이 가장 많은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지난달 팔려나간 고등어 중 중·대형어 비중은 1%로 전년 동기(12.8%)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중·대형어 생산량이 부진한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고수온의 영향으로 생육이 부진하고 어군이 분산된 결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폭염 등으로 인한 농수산물 가격 상승은 생산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4% 상승했다. 주요 품목 가운데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5.6% 상승했다. 2023년 8월(7.2%) 이후 1년 11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폭염과 폭우 등으로 농산물(8.9%)과 축산물(3.8%) 등이 오른 결과다. 시금치와 배춧값은 각각 전월보다 171.6%, 51.7% 오르는 등 상승 폭이 컸다. 여름 휴가철 수요가 늘어난 소고기(6.5%)와 돼지고기(4.2%) 가격도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향후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이 더 팍팍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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