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갤럭시 ‘실시간 경고’ 아이폰은 ‘ARS 응답’…보이스피싱 꼼짝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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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국내 소비자들을 겨냥해 보이스피싱 차단 기술을 잇따라 선보이며 제품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21일 삼성전자는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 알림’ 기능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측은 “최근 고도화된 보이스피싱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안 기능을 갤럭시 스마트폰에 새로 도입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보이스피싱 차단 기능은 실시간 경고가 특징이다.
예를 들어 낯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에서 상대가 “고객님 혹시 사업자세요?”라고 말하면 휴대폰에서 경고음과 진동을 울리며 ‘보이스피싱 주의’ 문구가 화면에 뜬다. 이어 상대가 ‘대출’ 관련 대화를 유도하면 수차례 진동이 울리면서 붉은색 경고창이 나타나고, 화면 속 ‘보이스피싱 감지됨’ 문구 아래 “현금을 송금하거나 개인정보를 알려주지 마세요”라는 안내가 표시되는 식이다.
전날 애플코리아도 보안 기능 관련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곧 적용될 ‘통화 스크리닝 기능’을 선보였다. 올해 가을 출시가 예정된 새 운영체제 iOS 26에 탑재될 통화 스크리닝은 전화를 받기 전 보이스피싱 여부를 사용자가 사전에 직접 걸러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령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아이폰은 자동으로 “이름과 용건을 말씀해 주세요”라며 음성 안내를 내보낸다. 발신자의 답변은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돼 아이폰 화면에 표시된다. 사용자는 이를 토대로 광고나 보이스피싱 의심 문구를 확인한 뒤 통화를 하지 않고 전화를 차단할 수 있다.
갤럭시의 인텔리전스 차단, 스팸 1억건 걸렀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는 6400억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8% 급증했다.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음에도 피해 건수는 오히려 1년 사이 23% 증가해 1만 2000여건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보이스피싱 차단 기능은 AI가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의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보이스피싱 의심 여부를 자동 탐지한다. 경고는 단계별로 전달된다. 의심스러운 대화 내용이 감지되면 노란색 경고문과 함께 소리와 진동을 1회씩 울린다. 이어 보이스피싱 징후가 확인되면 빨간색 경고문과 함께 소리와 진동이 각각 3회씩 울려 더 강한 경고를 준다. 보이스피싱 탐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약 3만건의 보이스피싱 관련 데이터를 받아 AI를 학습시켰다. 통화 내용 분석은 외부 서버가 아닌 기기 내에 탑재된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개인정보 유출 우려는 없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갤럭시 스마트폰의 기본 전화 앱에서 바로 작동해 사용 편의성을 높인 것도 장점이다.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유사한 보이스피싱 탐지 기능은 별도의 통화 앱을 설치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현재 해당 기능은 갤럭시 Z 폴드7과 플립7 제품에 이미 탑재됐고, 추후 원(One) UI 8 이상이 적용된 다른 기종으로도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보이스피싱을 노린 문자메시지의 차단 기술도 강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악성 메시지 차단’ 기능에 AI를 접목한 ‘인텔리전스로 차단’을 올해 3월부터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텔리전스로 차단’ 기능으로 지난달까지 1억건 이상의 악성 스팸 메시지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김정식 삼성전자 MX사업부 부사장은 “지속적으로 보이스피싱과 악성 메시지 차단을 위한 기술을 강화해 안전한 모바일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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