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파병 성과 활용하는 김정은...러 파병 장병에 '영웅 칭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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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가표창수여식에서 귀국한 조선인민군 해외작전부대 주요지휘관에게 국가표창을 수여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귀국한 러시아 파병부대 장병들에게 국가표창을 수여하면서 최고 영예인 '공화국 영웅' 칭호를 부여했다. 파병 성과를 부각해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자신의 리더십 공고화를 위한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22일 조선인민군 해외 작전부대 지휘관, 전투원들에 대한 국가표창수여식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행사에는 러시아 쿠르스크 전투에서 공훈을 세운 지휘관·전투원·열사의 유가족,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국방성 주요 지휘관·군정지휘관 등이 참가했다. 다만 신문은 수여식이 언제 열렸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북한 당국은 공훈을 세운 장병들에게 영웅 칭호와 훈장, 메달을 수여했으며, 이에 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도 전달됐다. 특히 김정은은 전투를 승리로 지휘한 지휘관과 전투원에게 직접 영웅 칭호를 수여했고, 전사자들의 초상 옆에 공화국 영웅 메달을 달아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가표창수여식에서 러시아 파병 장병을 격려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파병군의 승리가 "인민군의 위대한 명예를 굳건히 수호하고 우리 국가존립과 발전에 확고한 담보를 마련한 거대한 공적"이며 "세계전쟁사의 사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백전백승 조선인민군의 명성이 70여년 역사에서 가장 엄격한 검증을 받았으며 전쟁에 만반으로 준비된 우리 군대의 실상이 뚜렷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정은은 이번 파병이 "조국의 운명과 장래를 위하여 당과 정부가 내린 정치적 결단"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자신의 파병 결정과 그에 따른 성과를 선대 지도자들과 차별화된 치적으로 띄우며 독보적인 지도자로 올라서기 위한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이런 판단에는 노동당 창건 80주년(10월 10일), 연말 9차 당대회와 같은 굵직한 정치 행사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정은은 전사자들을 각별히 예우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는 "수도의 일각에는 위대한 참전자들의 공훈을 길이 전해 갈 전투위훈 기념관과 전투위훈 기념비가 건립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희생된 군인들의 유가족들 앞에 서고보니 너무도 푸르게 젊은 생들을 지켜주지 못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해외작전부대 주요지휘관들을 위한 축하공연을 관람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에는 김정은이 수상자들을 한 명 한 명 껴안는 모습, 아이를 안다가 울먹이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북한 당국은 당 중앙회관에 추모의 벽을 세웠는데, 여기에는 전사자 101명의 사진과 이름이 걸렸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된 군인의 신상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움직임은 수천 명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한 파병으로 인한 민심 이반을 막고 내부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4월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북한군 1만5000명이 러시아에 파병된 가운데 전사자 600명을 포함해 총 47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참전 지휘관·전투원을 위한 '축하공연'을 관람했으며, 참전 지휘관·전투원과 "열사들의 유가족들"을 위한 연회가 평양 목란관에서 진행됐다.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연회장에서 "우리 혁명무력은 참전용사들의 빛나는 영웅전을 귀감으로 삼아 계속하여 마주할 성전에서 언제나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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