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힘, 반탄 정당 뚜렷해졌다…김문수·장동혁 당대표 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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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경쟁 구도가 반탄(탄핵 반대) 주자인 김문수·장동혁(가나다순) 후보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22일 오후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 김 후보와 장 후보가 결선에 진출했다. 찬탄(탄핵 찬성) 주자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탈락했다.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향후 결선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후보별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문수(왼쪽)·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2일 오후 충북 청주시 오스코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에서 결선 진출에 성공한 뒤 두 손을 번쩍 들어 기뻐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번 투표는 당원 투표(80%)와 국민 여론조사(20%)를 반영해 진행됐고, 당원 투표는 75만 3076명 중 33만 4272명(44.4%)이 참여했다. 당 경선룰에 따르면 과반 득표를 한 후보가 없으면 1·2위 후보가 다시 결선을 치른다. 새 대표는 26일 확정된다.
이날 전당대회 현장에는 당원 약 6000명이 모였다. 투표 결과 발표 뒤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해산하려는 이재명 정권을 끝장내자. 우리 당을 강력하게 투쟁하는 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국민의힘이 분열로 갈 것인지, 내부 총질자들을 정리하고 단일대오로 갈 것인지 선택이 남았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김문수, 조경태, 장동혁 후보가 22일 충북 청주시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김 후보와 장 후보의 결선행은 예상된 결과였다. 당초 국민의힘 지지층을 상대로 한 복수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1위로 치고 나갔고, 최근에는 장 후보의 막판 기세도 상당했기 때문이다. 12~14일 한국갤럽의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에서는 김 후보(46%)가 장 후보(21%)를 앞섰지만, 18~20일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장 후보 33%, 김 후보 30%로 오차범위 내에서 장 후보가 앞서기도 했다.
야권 관계자는 “추세를 고려하면 결선에서 접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6·3 대선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나서서 득표율 41.15%를 기록한 김 후보가 인지도나 정치적 무게감 면에서는 앞서지만,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 등 강성 지지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장 후보의 추격세가 만만찮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안철수·조경태 후보 지지층이 얼마나 결선 투표에 참여할지, 또 어떤 후보에 좀 더 표를 줄지도 변수”라고 말했다.
두 후보 중 누가 이기든 ‘반탄 정당’이라는 정체성은 더욱 뚜렷질 전망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6.3 대선 경선 국면에서 당내 반탄 여론이 찬탄을 압도했는데, 대선 두 달 반 뒤에 치러진 전당대회에서도 반탄 후보가 1·2위를 기록한 건, 국민의힘 당원 정체성이 반탄으로 굳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정당 해산 논란, 당사 압수수색 등으로 위기감을 느낀 당원 표심이 반탄 주자로 쏠렸고, 혁신을 내세운 후보들은 고전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조경태, 김문수, 안철수 대표 후보가 22일 충북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최고위원 자리도 반탄 인사들이 대거 차지하게 됐다. 반탄 후보 중 신동욱(17만 2341표)·김민수(15만4940표)·김재원(9만9751표) 후보가 당선됐고, 찬탄 후보 중에선 양향자(10만3957표) 후보가 당선됐다. 청년 최고위원에는 찬탄파인 친한계 우재준 후보(20만4627표)가 반탄파 손수조 후보(20만740표)를 0.68%포인트 차로 꺾고 당선됐다. 김근식·김태우·최수진·손범규 후보는 탈락했다. 당 대표가 최고위원 1인을 지명할 수 있다는 것 까지 고려하면 원내대표·정책위의장을 포함한 최고위 구성원 9명 중 7인이 반탄 성향 인사로 구성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국민의힘은 반탄 지도부를 구심점으로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대여 투쟁의 고삐를 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특검팀이 통일교 신도들의 조직적 당원 가입 의혹과 관련해 당사 압수수색에 나서고, 개별 의원들을 겨냥한 수사에도 속도가 붙는 상황에서 강 대 강 대치 국면이 길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김 후보는 이날 “이재명 정권은 국민의힘을 해체하려고 하는데, 지금 해체할 건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새 지도부가 어수선한 당 상황을 수습하고, 야당에 맞설 단일대오를 구축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차기 지도부에서 반탄과 ‘윤 어게인’(Yoon Again)을 주장하는 강성층의 목소리가 커지면 민심과 당의 괴리는 더욱 벌어질 것”(초선 의원)이라는 우려도 적잖다.
결선 투표가 치러짐에 따라 23일 김 후보와 장 후보가 채널A에서 마지막 TV 토론을 갖는다. 이후 24~25일 책임당원 투표(80%)와 국민 여론조사(20%)를 합산해 26일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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