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오징어 최대 산지된 서해…태안 이곳 가면 싸고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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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와 동해에서 오징어잡이를 놓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충남 등 서해는 10여년 전부터 오징어 주산지로 자리 잡았고, 동해에서는 어획량이 갈수록 줄고 있다. 다만 올해 동해에서 지난해보다 많은 양의 오징어가 잡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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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신진도항 위판장에서 오징어 분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태안 신진항 오징어 대풍(大豊) 

23일 충남 태안군 등에 따르면 서해오징어잡이 전진기지인 태안군 근흥면 신진항에는 오징어잡이배가 매일 만선으로 입항하고 있다. 서해 오징어잡이는 지난 7월 중순 본격적으로 시작해 오는 9월까지 계속된다. 서산수협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신진항에서 냉장 상태의 오징어 861t(위판가 99억원)과 활어 69t(19억원) 등 모두 930t의 오징어가 위판됐다. 선어 105t과 활어 3.9t 등 108.9t이 위판됐던 지난해 7월 한달과 비교하면 8.5배 규모로 증가했다.

오징어는 8월에도 많이 잡히고 있다. 8월 1일부터 18일까지 신진항에 위판된 오징어는 약 1160t이다. 이는 4㎏들이 29만 박스에 해당한다. 신진항 수산시장 등에서 오징어는 4㎏들이 한 상자에 6~7만원에 거래된다. 신진항에는 오징어를 사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도 몰려오고 있다. 서울에서 온 정모씨는 “요즘 동해보다 서해에서 오징어가 많이 잡힌다는 소식을 듣고 피서 겸 신진항을 찾았다”라며 “신선한 오징어를 비교적 싼 값에 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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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신진도앙 수산물 상인들이 수족관에서 오징어를 건져 올리고 있다. 중앙포토

전국서 몰리는 태안으로 몰리는 오징어 어선 

서해에서 오징어가 많이 잡힌 것은 약 10년 전부터라고 한다. 동해에서 주로 잡히던 오징어가 수온 변화 등에 영향을 받아 서해에서 잡히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동해보다 훨씬 많이 잡히고 있다. 충남 서해 오징어잡이 선박은 대부분 전남 목포나 경남 사천, 제주 등에서 몰려온다. 최근에는 태안뿐 아니라 충남 보령·보령이나 전북 군산 비응항에도 오징어잡이가 활발하다. 서산수협 관계자는 “태안 선적 선박은 별로 없고 대부분 제주나 경남·전남에서 온 어선”이라며 “오징어는 신선한 상태에서 팔아야 하므로 태안 연근에서 잡은 오징어는 모두 신진항에서 판다”고 설명했다.

오징어가 풍년을 이루면서 신진항 일대는 폭증한 폐 오징어 상자(스티로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오징어 위판·판매에 사용한 뒤 버린 것으로, 매일 8000∼1만개씩 쏟아져 나오고 있다. 폭증한 폐스티로폼 상자는 야적장 일대에 산더미처럼 쌓이고 도로에도 방치되고 있다. 태안군은 수거 인력 10명과 운반차 5대를 추가 확보, 수거하고 있다.

강원 오징어 어획량도 올해 상반기 증가 

강원 동해안에서도 오징어 어획량이 증가했다. 강원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오징어 어획량은 2188t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47t과 비교해 4배가량 늘은 수치다. 3년 평균 947t과 비교해도 많이 증가했다. 특히 지난 6~7월에 일시적으로 1주일에 300~400t씩 잡혔다. 하지만 7월 중순부터 다시 30~40t 수준으로 떨어졌다. 강원도 주간 어획 동향을 보면 지난 6~12일 강원 동해안 오징어 어획량은 40t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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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시 주문진항 어판장에서 어민들이 채낚기 어선이 잡아 온 오징어를 선별해 상자에 담고 있다. 연합뉴스

동해 오징어 마리당 1만원 

오징어가 다시 안 잡히다 보니 위판가격도 치솟았다. 오징어가 많이 잡힐 땐 1두름(20마리) 최고가가 13만원 수준이었는데 22만원까지 올랐다. 단순 계산하면 1마리당 1만원이 넘는 셈이다. 강원도 해양수산국은 수온 상승으로 오징어 무리가 북쪽으로 올라감에 당분간 어획량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원 동해안 오징어 감소 추세는 심각한 수준이다. 2000년대 한 해 2만~3만t씩 잡혔는데 지난해 852t에 그쳤다. 더욱이 2020년 8652t이 잡힌 것과 비교해도 불과 몇 년 사이에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2021년엔 6035t, 2022년 3504t, 2023년 1365t이 잡히는 등 매년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윤석진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원은 "일본 태평양 쪽과 한국 해역으로 유입되는 오징어는 모두 동중국해에서 지난겨울 태어난 것"이라고 전했다. 윤 연구원은 "새끼 오징어는 해류에 흐름에 휩쓸려가기 때문에 해역에 따라 밀집도가 달라질 수 있으며, 해수 온도 등에 따라 일정 시기에 서해에서 많이 잡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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