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부 돈강에서 군사 훈련 중인 러시아 어린이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에서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군 복무 선전 활동을 강화하는 것뿐 아니라 어린이가 실제로 참여하는 군사훈련 캠프도 횡행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군사체험 캠프 현장을 소개하면서 지난 21일 러시아 남부 돈강에 위치한 훈련장에선 8∼17세 아이 83명이 모여 우크라이나전 참전용사 출신 교관들의 지휘 아래 행군에 나섰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로스토프 지역의 코사크족이 운영하는 생도 그룹의 일원으로, 위장 군복을 입은 채 진짜 무기와 장난감 무기를 섞어 들고 훈련에 임했다. 배를 땅에 대고 기어가는 포복을 수행하는가 하면, 가장 어린 참가자인 8세 이반 글루셴코는 "수류탄 던진 것"을 가장 기억에 남는 훈련으로 꼽았다.

또 다른 참가자인 안톤은 "나의 미래를 군 복무에 걸고 싶다"며 "조국을 위해 복무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내 사명에 충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비드라는 참가자는 행군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볼 수 있었다면서 "내 의지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게 해줬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이런 훈련에 대해 러시아 당국이 애국심을 심어주고 전쟁으로 훼손된 국가적 회복력을 키우는 데 기여한다고 보고 있으며, 어린이에게 군 복무에 필요한 기술을 교육하는 추세도 한몫한다고 설명했다.

아동권리 보호단체는 이런 현상을 비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강화된 '학교의 군사화'를 견제하고 실상을 조사하는 단체인 '네 노르마'는 "청소년에게 군대식 훈련을 시키고 학교에서 무기 사용법과 군사 드론 제작법을 가르치는 것은 일종의 세뇌와 선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