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오픈 두 달, 매출 9000만원…이모작 농사지어 식당까지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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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경북 경주시 천북면 성지리에 위치한 들녘한끼 1호점 성지콩밭의 시그니처 메뉴인 순두부짬뽕. 이 식당은 경주 식량작물 들녘특구에서 공동영농으로 생산한 우리밀과 콩으로 음식을 만든다. 사진 성지콩밭

지난 21일 경북 경주시 천북면 성지리에 위치한 한 중식당. 점심을 먹으러 온 손님들로 테이블 10여 개가 꽉 찼다. 유명 관광지가 몰려 있는 경주역사유적지구와 차로 20분가량 떨어진 곳인데도 이 식당엔 하루 평균 200여 명의 손님이 몰려든다.

직접 기른 밀과 콩 요리로 입소문

지난 6월 문을 연 이 식당은 영업한 지 두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직접 농사지은 밀과 콩으로 요리한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지난 두 달간 매출액은 약 9000만원. 이 속도라면 연간 5억4000만원 이상의 수익이 기대된다고 한다.

이 식당이 위치한 곳은 경북도가 ‘농업대전환’ 정책의 하나로 논을 밭으로 개간, 주주형 이모작 농사를 짓는 공동영농 식량작물 들녘특구다. 공동영농이란 고령으로 더는 농사를 짓기 어려운 어르신들이 농지를 내어주고 청년농업인들이 중심이 된 영농법인이 대신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심어 이모작을 하는 방식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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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경북 경주시 천북면 성지리에 위치한 들녘한끼 1호점 성지콩밭이 점심을 먹으러 온 손님들로 가득차 있다. 이 식당은 공동영농으로 생산한 우리밀과 콩으로 음식을 만드는 것으로 입소문을 탔다. 사진 성지콩밭

1년에 한 번 농사짓는 벼농사와 달리 여름철에는 콩이나 옥수수를 심고 겨울에는 양파, 감자 등을 심으면 이모작이 가능해진다. 참여 농가들로 구성된 법인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농지에서 대형 농기계로 이모작을 지어 소득을 다시 농가에 배당하는 공동영농은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농업대전환’ 정책의 핵심이다.

이 식당에는 공동영농이 이뤄지는 경주 들녘특구 인근에 문을 연 식당이라고 해서 ‘들녘한끼 1호점’이라는 별명도 붙였다. 이 식당은 들녘에서 직접 생산한 우리밀과 콩을 활용해 새참메뉴를 개발했다. 고소한 콩국수와 새콤한 냉면은 물론 순두부짬뽕은 꼭 먹어봐야 할 필수 메뉴로 자리잡았다.

특구서 직접 콩물 등 가공·판매

농번기에는 들녘으로 직접 새참을 배달하고 지역 관광지나 펜션 등과 연계한 가족 단위 코스요리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우리말과 콩뿐만 아니라 요리에 사용되는 쌀, 고추, 가지, 양파 등 모든 농산물은 지역에서 생산하는 재료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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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경북 경주시 천북면 성지리에 위치한 들녘한끼 1호점 성지콩밭의 순두부짬뽕 콩국수 마파두부. 이 식당은 경주 식량작물 들녘특구에서 공동영농으로 생산한 우리밀과 콩으로 음식을 만든다. 사진 성지콩밭

이 식당 말고도 특구에서 직접 가공해 판매하는 즉석두부와 콩물 역시 재구매율이 높아 연매출 3억원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나아가 오는 11월에는 농촌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해 경주를 찾은 관광객이 생산부터 가공, 체험, 요리까지 한 자리에서 맛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는 농업(1차산업)에 가공(2차산업)과 서비스·관광(3차산업)을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이른바 농촌 융복합 6차산업 모델로, 농업대전환 정책이 농가소득 향상에 이어 지역 관광객 증가로도 이어지는 사례라고 경북도는 평가했다.

경주 식량작물 특구를 운영하는 광원영농조합법인 최동식 대표는 “조용하던 시골마을에 청년이 돌아와 활력이 넘치고 관광객 유입으로 소득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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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23일 경북 문경시 영순면 공동영농단지에서 ‘경북 농업대전환 공동영농 성과 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농민들과 함께 수확한 양파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6차산업 새 모델…지역경제 기여 

경주 들녘특구와 마찬가지로 구미 특구는 우리밀을 전문적으로 가공해 신제품 ‘구미밀가리’를 출시했고, 포항 특구는 체험전용 딸기 하우스와 동화나라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울진 특구는 두유 전문가공업체인 ㈜다원과 검정콩 계약재배를 통해 6차산업 소득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조영숙 경상북도농업기술원장은 “민선 8기 경북도지사 핵심공약으로 추진한 들녘특구 사업이 농업대전환의 목표 ‘농가소득 두배 달성’을 넘어 농산업으로의 전환을 이루고 있다”며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 농업 혁신의 표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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