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뉴시스

국내 4대 시중은행에서 올 상반기 ‘연봉킹’ 자리는 현직 은행장이 아닌 퇴직자들이 대부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원은 퇴직금만 10억원이 넘는 등 최대 11억원 이상을 수령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수 지급액 상위 5명 가운데 다수는 퇴직자였다.

하나은행에서는 부점장 직위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5명이 급여와 상여, 퇴직금을 합쳐 10억3100만~11억22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이호성 하나은행장(5억5600만원)의 상반기 보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한 퇴직자는 퇴직금으로만 10억6000만원을 챙겼다.

KB국민은행에서도 조사역과 팀원으로 퇴직한 5명이 각각 8억7600만~9억9600만원을 받으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최고 퇴직금은 9억1600만원에 달했다.

신한은행은 정상혁 행장(11억5400만원)을 제외한 상위 보수자 4명이 모두 지점장 직위에서 물러난 퇴직자였다. 이들은 9억1200만~9억2500만원을 수령했다.

우리은행도 보수 상위 5명이 모두 부장대우로 희망퇴직한 직원이었으며, 지급액은 각 9억100만~9억9600만원 수준이었다.

주요 5대 은행의 1인당 평균 희망퇴직금은 지난해 기준 3억5000만원이며, 법정 퇴직금까지 포함하면 평균 5억원 이상을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직원 연봉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4대 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조9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113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4대 은행 직원의 올 상반기 평균 급여는 6350만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6050만원)보다 300만원(4.96%) 증가했으며, 올해 연봉은 1억2000만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