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동에 번쩍, 서에 번쩍…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은 전국 일주 중
-
2회 연결
본문
류지현(54)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요즘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이번엔 전국을 돌며 KBO리그 10개 구단 감독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가대표팀과 구단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소통' 행보다.

류지현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류 감독은 강인권 수석 겸 배터리 코치, 김원형 투수코치와 함께 벌써 8명의 감독을 직접 만났다. 지난 20일엔 대전을 방문해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과 두산 베어스 조성환 감독대행을 찾아갔고, 21일엔 창원으로 이동해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과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을 면담했다. 오는 26일 인천에서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과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을 만나면 '10개 구단 투어' 일정이 모두 끝난다.
류 감독은 "대표팀 운영이나 선수 선발과 관련해 각 구단 감독님들의 의견도 수렴하고, 우리의 취지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며 "우리 스태프끼리 결정하고 구단에 통보하는 것보다는 미리 이해와 동의를 구해 사소한 오해를 없애고,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대표팀을 꾸려나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는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WBC는 야구 국가대항전 중 유일하게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대회다. 한국은 2006년 4강과 2009년 준우승 신화로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2013·17·23년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에 그쳐 고개를 숙였다. 지난 1월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은 류지현 신임 감독의 어깨가 무겁다.
KBO리그가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어서 더 그렇다. 지난 23일에는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돌파하는 위업도 달성했다. 지난 시즌엔 671경기 만에 1000만 관중을 넘어섰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빠른 587경기 만에 달성했다. 류 감독은 "야구를 향한 인기와 관심 모두 최절정인 상황이다. 우리 대표팀도 좋은 성적을 내야 지금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데에 뜻이 모였다"며 "국가대표 사령탑을 경험하신 선배 감독님들은 물론이고, 모든 분이 '대표팀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필요한 일엔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견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잠실구장에서 선수들을 지켜보는 야구대표팀 류지현 감독, 강인권 수석코치, 김원형 투수코치(이상 왼쪽부터). 연합뉴스
한국은 내년 WBC 조별리그에서 일본, 호주, 체코, 대만과 함께 C조에 포함됐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 지난 대회 우승팀 일본의 조 1위가 유력한 상황이라 대만, 호주, 체코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특히 대만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한국에 수차례 굴욕을 안긴 '숙적'이다. 류 감독이 지난 6일부터 2주가량 미국 전역의 마이너리그 구장을 찾아다니며 대만 출신 투수들을 면밀히 지켜본 이유다. 다음 달에도 대만 야구 전력분석을 위한 출장이 잡혀 있다. 전력분석팀의 보고서에만 의존하지 않고, 감독이 상대 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확인하겠다는 의도다.
대표팀은 한국시리즈 종료 후인 11월 8일과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체코 야구대표팀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 뒤 일본으로 건너가 15일과 16일 일본 야구대표팀과 평가전을 벌인다. 류 감독은 "시즌 종료 직후엔 선수들의 몸 상태를 비롯해 변수가 많다. 준비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선수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며 "코치진과 손발이 잘 맞고, KBO도 물심양면으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대표팀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더 많이 고민하겠다"고 다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