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李 “주한미군 유연화 동의 어렵다…트럼프에 필요한 말 다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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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5일(이하 현지시간) 열릴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제 외교의) 변화된 상황, 입지가 과거보다는 많이 어려워진 게 객관적인 사실”이라며 “그런 어려움조차도 이겨내고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고 더 나은 상황을 만드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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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이륙 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이 대통령은 24일 일본 도쿄에서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 안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국제 통상, 외교·안보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며 “지금은 과할 만큼 자국 중심 시점이어서 우리 역시 대한민국 국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되는데, 과거보다 몇 배 더 노력이 필요한 거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서는 “안보 문제, 국방비 문제, 관세협상 문제, 그것 말고도 여러 가지가 예측되고 있다”며 “이 순간에도 실무적 협의는 계속되고 있고 저희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도 하나의 주권국가”라며 “주권국가에서 주권자 국민들이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키진 못할지라도, 최소한 실망하게 해드리진 않아야 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동맹 현대화 문제와 관련해선 “(미국 측에서 주한미군 등의) 유연화에 대한 요구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어쨌든 주한미군의 미래형 전략화, 그런 얘기는 우리 입장에서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을 조정하는 것도 협상이기 때문에 (입장 차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생각하는 것처럼 험악하지는 않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측이 지난달 30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의 일부 내용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도 이 협상 결과가 대한민국에 유리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미국 측 시각이 분명히 있고, 그래서 ‘좀 바꾸자’는 요구도 미국의 각 부처 단위로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큰 합의를 미국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고, 한·미 대통령이 상호 승인해서 정했는데, 일방적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을 ‘바꾸자니까 바꾸겠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일단 한 합의를 쉽게 뒤집거나 바꾸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협상 스타일을 어떻게 준비했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협상하는지 『거래의 기술』에 다 써놨더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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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이륙 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 23일(한국시간)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선 양국 정상이 대미 협상 과정을 나눴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사실은 많은 조언을 (일본 측으로부터) 이미 받았다”며 “현장에서 특별히 제가 요청드려서 일본과 미국의 협상 내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줬다”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소인수 회담이 길어진 이유는 사실 거의 대부분 미국과 협상 얘길 하느라 지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일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문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문구가 포함된 데 대해 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는 대한민국 정부가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일관되게 취해온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이게 당장 일거에 실현 가능한 목표냐, 그게 비현실적이란 건 누구나 다 인정하지 않느냐”며 “그래서 일단 멈추고, 축소하고, 종국에 가서는 비핵화하는 게 맞겠다는 (게) 제 바람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3단계 구상에 대해 “이 얘기는 제가 한 얘기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만나서 한 합의의 핵심적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을 묻는 물음에는 “회담 의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할 수도 있고 제가 제기할 수도 있는데, 저는 제한 없이 필요한 얘기는 다 해 볼 생각”이라며 “핵 문제든, 북한 문제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관한 것은 대한민국 안보 문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APEC 정상회의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할 것이냐는 물음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  2018년 상황과 구조는 좀 비슷해 보일 수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객관적으로 전혀 비슷하지 않다. 훨씬 나쁘다”며 “불신도 매우 깊어졌고, 적대감도 매우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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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이륙 뒤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기 위해 연대로 향하고 있다. 2025.08.25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편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새 대표가 선출되면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내란에 동조한) 그런 사람이 뽑힌다 하더라도 뽑은 사람들도 국민이고, 일단 공식적인 법적인 야당의 대표가 법적인 절차를 거쳐서 선출되면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에) 당선돼서 국정을 맡는 순간부터는 여당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대표해야 한다”며 “야당을 배제해서는 안 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를 하지 않는 등 대화를 거부하는 데 대해선 “거기는 또 당대당으로 경쟁하는 입장”이라고만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하락한 지지율 결과에 대해선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진짜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이 좀 더 나은 나라로 바뀌고, 대한민국에 터 잡아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의 삶의 조건이 더 개선돼야 진짜 좋아지는 것 아니냐”며 “가끔 태풍도 불고 풍랑도 일고 계곡을 지나다 보면 물살이 거칠어지기도 하고 할 텐데, 거기에 너무 연연하면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는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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