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바닷가 가면 현타 온다" 비명…강릉 '처절한 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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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강원 강릉시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와 일대 하천의 바닥이 드러나 있다. 뉴스1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 지역 주민들이 생활용수 부족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25일 강릉 지역 맘카페와 SNS에는 가뭄 때문에 불거진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물을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빨래를 색깔별로 구분해놨다"며 "일주일 정도 기다리면 될 줄 알았는데 모아둔 빨래가 보름치가 됐다"고 호소했다. 물티슈로 화장실 청소를 하거나 마음이 불편해 머리도 감지 못한다고 한탄하는 글도 있다. 한 네티즌은 "샤워하는 사춘기 딸에게 물을 아껴 쓰라고 했다가 마음대로 씻지도 못하게 한다고 한소리 들었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물을 아끼는 꿀팁도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물 없는 샴푸를 쓰거나 생수로 머리 감기, 머리 감은 물은 변기 물로 쓰기, 물티슈로 씻기 등이다. 설거지를 안 하려고 일회용 그릇이나 나무젓가락을 사용한다는 팁도 있다.

극심한 가뭄으로 20일 오전 9시부터 계량기 50%를 잠금 하는 제한급수에 들어간 강원 강릉시가 남대천에서 용수 확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네티즌들은 강릉 지역 내 호텔과 펜션, 수영장, 사우나에 대한 영업을 제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만 물 아끼면 뭐 하나. 바닷가나 관광지 가면 현타온다"고 한탄했다. 강릉 해수욕장 폐장을 앞당겼어야 한다는 한탄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강릉 해수욕장에 306만명이 다녀갔다고 한다"며 "폐장 늦추다 물 부족이 더 심해진 것 아닌가. 왜 고통은 시민들에게만 떠넘기나"라고 호소했다.
시에서 단수나 휴교 방침까지 예고하자 "휴교하면 아이들을 주변 친척집에 맡겨야 하나", "단수되면 애들 데리고 친정으로 피난 갈 거다", "친정 시댁 모두 강릉인데 어쩌나" 등 걱정하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6개월간 강릉지역 누적 강수량은 평년 대비 51.5% 수준으로, 저수율은 17.7%다. 지난 20일부터 강릉시는 수도 계량기의 50%를 잠그는 식으로 제한 급수 조처를 했다. 시는 저수율이 15% 미만까지 떨어지면 계량기를 75%까지 잠그고 농업용수 공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심각한 가뭄에 환경부는 대관령면 도암댐 방류까지 검토 중이다. 지난 22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도암댐을 찾아가 방류 대책을 모색했다. 약 3000만t 용수를 확보한 도암댐은 방류된 물이 강릉 남대천을 오염시킨다는 지적이 나와 2001년부터 방류가 중단됐다.

최근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의 단비를 기원하는 기우제가 23일 오전 강릉시 인근지역인 평창군 대관령면 국사성황사에서 열리고 있다. 뉴스1
앞서 강릉단오보존회는 23일 강릉 지역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강릉단오제보존회 관계자는 "가뭄 해갈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담아 대관령 산신과 대관령 국사 성황신에게 가뭄 해갈을 기원하는 기우제를 지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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