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크라 파병” 꺼내며 친우크라 행보 보인 캐나다 총리…사실은 이런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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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마린스키 궁전에서 서명식에 참석했다. AP=연합뉴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인 24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를 찾았다. 1991년 우크라이나를 독립국으로 인정한 첫 서방국가인 캐나다의 수장이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직접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카니 총리는 이날 키이우 소피아광장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기념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와 함께 육해공에서 안전 보장의 세부 사항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파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캐나다 공영방송 CBC가 전했다. 이날 캐나다는 우크라이나와 공동 드론 생산 협정을 체결하고 장갑차·무인기 등 군수품을 포함한 10억 캐나다달러(약 1조원) 규모의 군사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수력발전, 소형원자로, 석유·가스 등 에너지 프로젝트 협력도 논의됐다고 한다.
카니 총리는 러시아를 향해 “경제가 약화함에 따라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더욱 고립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해선 “평화의 가능성을 창출하는 리더십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 발언은 이달 중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화담 이후 유럽 주도의 ‘의지의 연합’에서 캐나다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캐나다 내 전체 인구의 약 4%(130만명)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계 디아스포라 출신 유권자들을 의식한 정치적 행보(폴리티코)라는 얘기도 나온다. 캐나다는 러시아에 이어 우크라이나계 인구가 두번 째로 많은 나라다.
3년 반 맞은 우크라전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을 기념하며 2차세계대전 당시 T-34 전차 기념비에 앉아 있는 지역 주민들. AFP=연합뉴스
전쟁이 발발한 지 약 3년 반인 우크라이나는 이날도 러시아 본토를 향해 대규모 드론 공습을 감행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의 원자력발전소가 드론 공격으로 보조 변압기 손상을 입었고, 3호 원자로 가동 능력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러시아 북서부 레닌그라드 지역에서는 에너지기업 노바텍이 운영하는 연료 수출 터미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밤사이 13개 지역에서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했다.
에너지원과 정유시설을 노린 우크라이나의 공습은 최근 들어 더욱 빈번해졌다. CNN은 “우크라이나가 이달에만 러시아 핵심 에너지 시설 10곳 이상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러시아 내 가솔린 품귀 현상이 심각해지며 휘발유 가격은 연초 대비 50% 이상 급등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래소 기준 석유 도매가는 이달 들어서만 10% 가까이 올랐고, 일부 지역은 벨라루스로부터 긴급 석유를 들여오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러시아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도 드러나고 있다. 독일 슈피겔은 24일 “사실 러시아는 파산 상태”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러시아의 경제 규모는 유럽연합(EU)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중앙은행 기준금리는 여전히 18%를 유지하고 있다”며 “원유·가스 수입 감소, 곡물 수확량 부진, 노동력 유출 등으로 국가 재정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서방 제재로 동결되지 않은 국가 기금이 올해 말이면 거의 소진될 것”이라는 핀란드 중앙은행의 전망도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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