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고미술 경매 최고가 ‘70억’…청화백자, 내일부터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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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부터 서울 인사동 더프리마아트센터 개관전에서 공개되는 백자청화오조룡문호(白磁靑畵五爪龍文壺). 더프리마는 그동안 수집해온 컬렉션을 4개 층 전시장에서 공개한다. [사진 더프리마]
2023년 5월 70억원(수수료 제외)에 낙찰돼 한국 고미술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조선시대 청화백자 ‘백자청화오조룡문호(白磁靑畵五爪龍文壺)’가 27일부터 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경매 당시 낙찰자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번 공개에 앞서 소장처가 호텔업체 (주)더프리마(이하 더프리마)인 것으로 밝혀졌다.
2년 전 고미술 전문 경매사 마이아트옥션을 통해 이 백자가 낙찰되기 전, 국내에서는 2012년 케이옥션의 ‘퇴우이선생진적(退尤李先生眞蹟·보물 제585호)’이 낙찰가 34억원으로 고미술 경매 최고가였다. 해외에서는 1996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조선시대 ‘철화백자용문’ 항아리가 낙찰가 841만 달러(약 66억원)에 팔린 게 최고가다.
더프리마는 27일 개관하는 서울 인사동 ‘더프리마아트센터’ 개관전에서 ‘백자청화오조룡문호’를 공개한다고 25일 밝혔다. 최고가 기록을 낸 경매 낙찰 이후 관람객에게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더프리마는 이번 개관전에서 다양한 법인 컬렉션을 선보인다. 미술 애호가로 유명했던 고(故) 이우복(1936~2024) (주)대우 회장이 평생 수집하고 더프리마가 승계한 작은 도자 컬렉션 487점도 이번에 함께 공개한다. 더프리마 관계자는 “26일 고미술 애호가 몇 분을 모시고 조촐한 개막식을 열고, 27일부터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선시대 ‘청화’와 ‘용’은 그 자체로 왕실의 전유물이었다. 높이가 60cm에 이르고 어깨가 넓은 이 백자는 조선시대 왕실에서 사용하던 의례용 대항아리(용준·龍樽)다. 유려한 S자형 곡선에 항아리 전면에는 구름 사이로 여의주를 잡아채기 위해 비천(飛天)하고 있는 용 두 마리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용의 비늘은 균일하고 정교하게 채색돼 높은 제작 수준을 보여준다.
특히 5개의 발톱을 가진 용은 본래 중국에서도 황실 전용 문양이었고, 명이 쇠퇴하고 청이 들어서는 혼란기에 조선 왕실(영조시대)은 왕명을 내려 이를 제작하게 해 권위와 위엄을 과시했다. 엄격한 통제 아래 만들어진 도자기로 현재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리움미술관, 오사카동양도자박물관, 개인 소장 등을 포함해 8점이 전해진다.
이번에 공개되는 백자는 국내 개인 수집가가 1990년대에 구입 후 소장해오던 것으로, 경매 당시 수리된 적 없는 완벽한 상태로 화제를 모았다. 앞서 2002~2003년 경기도 광주 조선관요박물관에서 열린 세계도자기엑스포에서 전시된 바 있다.
한편 더프리마가 고미술품 소장으로 주목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3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달항아리를 약 12억원(127만 달러, 수수료 제외)에 낙찰 받아 국내로 들여온 뒤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한 적 있다. 1990년부터 더프리마를 이끌어온 이상준 회장은 35년 넘는 경력의 미술품 수집가로 호텔에서 20여 차례의 전시를 열며 ‘아트 경영’을 실천해왔다. 더프리마아트센터의 개관 전시는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망라해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총 4개 층에서 열린다. 관람료 일반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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