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힘 새 대표 ‘반탄’ 장동혁…“이재명 정권 종식에 다 바칠 것”
-
5회 연결
본문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반탄(탄핵 반대) 기치를 내건 장동혁 의원이 26일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됐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대표 경선 결선에서 합산 22만302표를 얻어 21만7935표의 김문수 후보를 2367표 차로 꺾었다.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 이후 84일 만에 지도부 공백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벗어나 새 지도부를 꾸렸다.
승부를 가른 건 당심(黨心)이었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조사해 결과에 20%가 반영되는 국민 여론조사에서 39.8%를 기록해 김 후보(60.2%)에 20.4%포인트 차로 밀렸다. 하지만 80% 비중인 책임당원 투표에서 김 후보(16만5189표)보다 2만212표 많은 18만5401표를 얻어 가까스로 승부를 뒤집었다.
장 대표는 선출 직후 대여 투쟁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우파 시민과 연대해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내년 지방선거, 2028년 총선 승리와 이재명 정권 조기 종식을 통한 정권 재탈환이 목표”라고 했다.
장 대표 당선은 이변으로 통한다. 8·22 전당대회 초반만 해도 6·3 대선에서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나섰던 김 후보가 조직력과 정치적 체급에서 우위라는 평가였다. 하지만 전대 막바지로 갈수록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장 대표가 상승곡선을 그렸고, 막판에는 김 후보를 제치며 역전승을 거뒀다.
장 대표가 당선 뒤 두 차례나 “당원과 새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낸 승리”라고 강조했을 정도로 장 대표의 승리 배경엔 보수 유튜버와 강성 지지층의 전폭적 지지가 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재기를 뜻하는 ‘윤 어게인’(Yoon Again) 구호를 외치며 반탄을 주장하는 유튜버 집단에 당권 주자 중 가장 먼저 손을 내민 사람은 장 대표였다. 지난달 31일 보수 유튜버 합동 토론회에 제일 먼저 참석했고, 찬탄(탄핵 찬성) 진영을 “배신자”로 몰아세워 이들과 결을 맞췄다. 이에 전한길씨를 비롯해 보수 유튜버가 줄지어 장 후보 공개 지지를 선언했고, 반탄 세력의 여론이 급격히 장 대표에게 쏠렸다. 충청 지역 의원은 “어느 순간 당원 사이에서 ‘김문수는 너무 무르다. 강한 장동혁을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는 “장동혁 체제 출범은 보수 유튜버와 강성 지지층이 국민의힘 주류로 올라선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결선 막판에 한동훈 전 대표를 비롯한 친한계가 “차악을 뽑자”며 김 후보를 지원한 건 외려 반탄 지지층의 역결집을 자극했다는 평가다. 영남 중진 의원은 “‘장동혁을 뽑자고 전화에 불나도록 독려했다’는 주민이 많아 놀랐다”고 전했다. 전대 기간 친한계와 찬탄파를 “배신자·내부총질자”라고 비판해온 장 대표는 당선 첫날에도 “단일대오에 합류하지 못하고 당을 분열로 몰고 가는 이들은 결단이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 앞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야 관계는 험로가 예상된다. 장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정치를 외면할 생각이 없다. 필요하면 여당 대표든 누구든 만나겠다”고 했다. 하지만 곧바로 “정부·여당 행태를 보면 절대 우리와 협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과의 악수조차 거부하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서 ‘싸우는 야당’을 앞세운 장 대표가 주요 현안마다 삐걱댈 가능성이 크다. 새 대표 취임에 통상 덕담을 건네던 정치 상례와 달리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장 대표의 당선에 “극우의힘을 넘어 내란의힘”이라는 논평을 냈다.
당장 3대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 민주당의 ‘검찰 개혁 4법’(검찰청폐지법안 및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국가수사위원회 설치법안)을 두고 여야의 강 대 강 충돌이 예상된다. 강경 대치가 이어질 경우 “장 대표가 아스팔트 우파와 연대한 장외투쟁 카드를 꺼낼 수 있다”(영남 의원)는 관측도 나온다.
▶강성 당원과 유튜버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고 ▶당원 중심 정당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여야 대표의 행보가 닮았다”(국민의힘 초선 의원)는 평가도 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각자 강성 진보·보수 지지층을 등에 업은 여야 대표가 갈등을 조정하기보다는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극렬하게 충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