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군 참고 사진. 독일 연방군 경비대 병사들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베를린 국방부에서 열린 나치 정권 저항 81주년 기념식장에 도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독일 연방군에서 우익 극단주의와 관련된 사건으로 해임된 장병이 100명에 육박했다고 WDR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히틀러 경례와 인종차별 발언 등 지난해 연방군에서 발생한 극우 의심 사건이 모두 280건 발생했으며 이 중 97명이 해임됐다. 이는 2023년 해임 인원 62명보다 56% 늘어난 수치다.

국방부가 좌파당 차다 잘리호비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임된 장병 가운데 최소 17명은 공개적으로 히틀러 경례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히틀러 경례는 손바닥을 아래로 향한 채 오른팔을 비스듬히 들어 올리는 나치식 인사법이다. 독일에서는 형법상 위헌조직 표시사용죄로 형사처벌 대상이다.

지난 1936년 8월 1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베를린 올림픽 개막식에서 나치 독일 총리 아돌프 히틀러가 나치 경례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잘리호비치 의원은 “일부 인원은 무기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유지하거나 교관·상사로 활동해왔다”며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사람은 군복을 입거나 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독일 사회는 경찰과 군 내부의 극우 세력 확산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주간지 슈테른은 지난 5월 기준 극우 성향으로 조사나 징계 절차를 받고 있는 경찰관이 최소 193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연방정부는 2023년 반헌법적 행위를 한 장병을 보다 쉽게 해임할 수 있도록 군인법을 개정했으며 국방부 산하 방첩기관이 장병에 대한 감시와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급 정부는 최근 극우 성향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이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공식 지정됨에 따라 소속 공무원에 대한 관리 방안을 논의 중이다.

라인란트팔츠주가 AfD 당원의 신규 채용을 전면 차단하려다 “일괄 금지는 위헌”이라는 지적을 받고 철회한 사례도 있었다. 사회민주당(SPD) 등 진보 정당들은 헌법재판소에 제소해 AfD 해산을 추진하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