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화, 美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 추가 투자...마스가 이후 첫 수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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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현장 시찰을 한 뒤 방명록에 서명 후 박수를 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화그룹이 미국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원)를 추가 투자한다. 필리조선소는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지난해 12월 약 1억 달러를 들여 인수했다. 한국 기업이 소유한 유일한 미국 내 조선소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투자계획을 내놓으면서 한화그룹이 미국과의 조선협력 속도를 높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 이후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배는 미 해사청(MARAD)이 발주한 국가 안보 다목적 선박으로 미국이 발주한 선박을 한국 기업이 건조해 미 정부에 인도한 협력 사례다. 이 자리에는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조쉬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 토트 영 인디애나주 상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가 미국 조선산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50억 달러 어디 쓰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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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 전경. 이날 필리조선소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참석한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함 명명식이 열렸다. 김현동 기자 2025.08.27

한화가 투자하는 50억 달러는 필리조선소의 시설을 확충하는 데 쓰인다. 현재 필리조선소에는 2개의 드라이 도크가 있는데, 시설 투자로 도크 2개 및 안벽 3개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약 12만 평 규모의 블록 생산 기지를 신설한다. 이를 통해 현재 연간 1척~1.5척 수준인 선박 건조 능력을 중장기적으로 20척까지 늘린다는 게 목표다. 한화오션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화 설비와 스마트 야드, 안전 시스템도 도입한다.

생산력 향상뿐 아니라, 건조할 수 있는 배의 종류도 늘릴 계획이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필리조선소 수주 잔고는 다목적 선박 3척, 해저암석설치 선박 1척, 컨테이너선 3척 등 7척에 불과했다. 50억 달러 규모 투자를 통해 향후 LNG운반선뿐 아니라 함정 블록과 모듈을 공급하고, 함정 건조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추가 투자액의 주요 재원으로 ‘조선 산업 협력 투자 펀드’를 꼽았다. 지난달 한·미 관세 협상에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로 추진된 1500억 달러(약 209조원) 규모 펀드다. 이 펀드는 직접투자와 보증·대출 형태로, 산업은행 등 정책 금융 기관이 참여한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일부 액수를 직접 투자하고, 향후 펀드가 구성되면 이를 활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유조선·LNG운반선 건조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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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 크레인 옆으로 명명식을 하는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가 떠 있다. 이날 명명식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다. 이 선박은 미국 해양청이 발주한 국가 안보 다목적 선박(NSMV) 5척 중 3호선이다. 연합뉴스

필리조선소는 마스가 프로젝트 이후 첫 수주 계약도 맺었다. 한화그룹이 미국에 설립한 해운 계열사인 한화해운(한화쉬핑)이 26일(현지시간) 필리조선소에 중형 유조선(MR탱커) 10척과 LNG운반선 1척을 발주했다. 중형 유조선 10척은 2029년 첫 인도를 목표로 모두 필리조선소에서 단독 건조된다. LNG운반선은 일단 한국의 한화오션에서 건조해 2028년 2월까지 필리조선소로 보내는 방식으로 건조한다. 한화는 “미국산 에너지를 수출할 때 미국 선박 사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미국 통상법 301조 및 존스법 개정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 빅3사는 전략을 달리하며 한·미 조선 협력에 뛰어들고 있다. HD현대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탈과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미국 조선소 인수와 현대화, 기자재 업체 등에 투자를 약속했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군함 등 유지·보수·정비(MRO) 전문 조선사인 비거마린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미 해군 MRO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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