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머스크의 '화성행 버스' 스타십, 10번 도전 끝 지구궤도 비행…
-
3회 연결
본문

스페이스X의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2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발사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의 ‘인간 화성 보내기’ 꿈이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그가 소유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개발한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10번의 도전 끝에 무인 지구궤도 시험비행 임무를 처음으로 완수했기 때문이다. 올해 수행한 7∼9차 시험비행이 연달아 실패하며 난관에 부딪히는 듯 보였으나 9개월여 만에 이뤄진 10차 발사에서 별 다른 기술적 문제 없이 지구 궤도 비행을 수행했다. 머스크는 향후 스타십을 유인 달 착륙선을 넘어 ‘화성행 우주 버스’로 활용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는 26일 오후 6시30분(한국시간 27일 오전 8시30분)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스타십의 10번째 무인 시험발사를 했다. 스타십은 이륙한 뒤 약 2분 50초 만에 1단 로켓인 슈퍼 헤비를 분리했다. 슈퍼 헤비는 안정적인 비행 자세를 유지하며 멕시코만 바다에 착수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2단부인 우주선 본체(스타십)는 궤도에 진입한 뒤 비행을 순조롭게 이어가다가 스타링크 위성과 비슷한 모형 위성 8기를 배치 실험에 성공했다. 이 실험은 이전 시험비행에서도 계획됐지만 우주선의 문이 열리지 않아 실패했었다. 이후 스타십은 예정된 항로를 순항한 뒤 약 66분간의 비행을 마치고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인도양에 착수했다. 머스크는 시험비행이 완료되자 X(옛 트위터)에 “스페이스X 팀이 해낸 위대한 일”이라며 축하했다.
스타십은 길이 52m, 직경 9m로 내부에 최대 120명의 사람이나 화물 100t을 실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1단부 발사체인 슈퍼 헤비(길이 71m)까지 더하면 전체 길이는 123m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만든 최대 규모 로켓인 새턴V(110.6m)보다 더 길다. 미국 언론은 뉴욕 자유의 여신상(높이 93.5m)보다 큰 초대형 로켓이라고 표현한다.
이번 성공은 스페이스X의 향후 수익 전망을 높일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주력 로켓인 팰컨9로 스타링크 위성을 실어 우주 공간에 쏘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팰컨9보다 훨씬 더 큰 스타십을 이용하면 새로 개발한 첨단 위성을 한꺼번에 더 많이 우주로 보낼 수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발사한 초대형 로켓 스타십의 2단부인 우주선 본체가 예정된 항로를 순항한 뒤 인도양에 착수하고 있다. 사진 스페이스X
로켓 발사 횟수도 크게 늘릴 수 있다. 이번 시험 발사과정에서 스타십은 착수를 하면서 엔진 연소가 제대로 이뤄지고, 수면에서 몇 초간 직립 상태로 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는 머스크가 오랫동안 목표로 해온 스타십 재사용 가능성을 높였다.
스페이스X는 위성 발사와 우주선 운송에 사용되는 로켓인 ‘팰컨9’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발사 시 분리된 1단 추진체를 다시 쓰기에 발사 주기와 비용을 기존 로켓보다 크게 줄였다. 이를 통해 팰컨9은 일주일에 두 차례 발사하고, 한 번에 24개의 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할 수 있다.

그래픽=김현서 xxxxxxxxxxxx12xxxxxxxxxxxxxxx
만일 1단부만이 아니라 기체 전체를 모두 재사용하는 스타십이 상용화될 경우 스페이스X의 로켓 발사 역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머스크가 지난 24일 X에 “약 6∼7년 뒤에는 스타십이 24시간 동안 24회 이상 발사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적은 이유다.
이번 발사는 머스크가 스페이스X를 만들며 가진 꿈에 가까이 다가갔음을 보여준다. 머스크는 인류를 화성에 이주해 살게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2002년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인근에서 시민들이 스페이스X의 초대형 로켓 스타십의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스타십은 80~120명이 탑승할 수 있는 우주선 역할을 하는 동시에 로켓처럼 자체 추력으로 우주 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반세기 만에 우주비행사를 달로 보내려고 추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착륙선으로 스타십을 선택했다. 스페이스X는 향후 유인 달 탐사에 성공한 다음 이 데이터를 기초로 스타십을 화성 등 심우주 탐사선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머스크는 지난 3월 스페이스X 창립 23주년을 맞아 X에 “스타십이 내년 말에 옵티머스(인간형 로봇)를 태우고 화성으로 출발한다”며 “착륙이 잘 되면 유인 착륙은 이르면 2029년에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