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성호 vs 與 강경파', 검찰개혁 긴장 고조…당정 협의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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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8회 국회(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식 '검찰개혁'의 구체적 방식을 둘러싸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내 강경파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9월 25일 전 정부조직법을 개정해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을 못 박는다”는 큰 틀에는 뜻을 모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두고는 당·정 간 이견이 계속 노출돼 왔다. 27일 당에선 정 장관에 대한 공개 비판까지 나왔다.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27일 법무부와의 비공개 당정 협의가 취소된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에서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이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한 입장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다.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이 중대범죄수사청을 행정안전부 산하에 설치하는 데 대해 행안부 비대화 등을 이유로 우려한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안 냈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법사위 강경파인 김용민 의원도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닙니다.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됩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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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검찰개혁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정 간에는 9월 25일까지 입법을 완료하기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세부 내용부터 이견이 노출된 상태다. ▶신설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소속 부처 ▶검찰청 명칭 유지 여부 등이 대표적인 쟁점이다. 민주당 강경파는 수사기관인 중수청을 행안부에 설치해 기존 검찰 조직에서 영구적으로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정 장관은 지난 25일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는 의견을 냈다. 중수청을 법무부 산하에 둬야 한다는 취지다.

기소 및 공소유지 기능만 남긴 검찰청의 명칭을 공소청으로 바꿀지 여부를 두고도 양측 입장이 다르다. 법무부는 “검찰총장 임명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다”(헌법 86조)는 규정 등을 들어 개헌을 우회하면 위한 소지가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당내 강경파는 “검찰총장은 독립된 행정관청인 검사들의 장이라는 의미지 조직법상 직위가 필요한 게 아니다. 향후 공소청법에 '공소청장은 헌법에 있는 검찰총장으로 보임한다'고 정리하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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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형배 검찰개혁 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정부조직법 개정 이후에는 ▶국가수사위원회(국수위) 신설 여부 ▶경찰 등 수사기관 사건을 모두 공소청에 송치할지 여부 ▶검사의 수사지휘권 부활과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 등 더 민감한 뇌관들이 산적해있다. 정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하지만 민주당 강경파는 국수위 신설, 보완수사권 폐지 등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한 법사위원은 “기소를 위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보완수사요구권만 공소청에 줘야 한다. 누가 수사할지 조정하고 수사가 미진할 때 책임을 묻는 역할은 국수위가 맡도록 하는 게 흔들림 없는 민주당 안”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도 “전건송치, 수사지휘권의 부활은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이전으로 되돌아가자는 것”(황운하 의원)이라고 반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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